일상생활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들은 대부분 영어의 전신인 독일어 계통에서 온 것이다. be, have, take, put, make, come, go, give, bring, love와 같은 기본 동사들. in, of, from, on, over 같은 위치나 방향을 나타내는 전치사들은 대개 1음절이고 편한 게르만어 계통의 친숙한 단어들이다. 회화의 80-90퍼센트는 이런 단어들을 조합해서 쓴다. 또한 home, house, earth, ground, hand, apple, flower 같은 일상 명사들도 게르만어 계통이다.

우리말의 많은 단어들이 한자말에서 왔듯이 영어 단어의 절반 이상이 라틴어나 불어에서 차용해온 것들이다. 라틴어나 불어는 교양, 문학, 과학, 정치 등에 쓰이는 단어들이다.

education, elegance, university, beauty, vacation 등은 불어를 통해 영어로 들어온 라틴어 어원의 단어들이다. 또한 라틴어 계통보다 더 고급적이고 전문적인 의학 용어나 학술 용어, 정치 용어는 그리스어에서 빌려온 것들이나 그 어원을 이용해서 새로 고안된 단어들이 쓰이는데 약 20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school, politic, chiropractic, rheumatism, autocracy, metamorphosis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처럼 일상어와 라틴어 계통의 낱말과 그리스어 계통의 낱말이 영어 단어의 하이어라키(hierarchy)적인 서열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언어 능력이란 이미 알고 있는 간단한 지식을 조합해서 더 복잡한 표현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복잡한 것도 사실은 다 지극히 간단한 데서 만들어낸 것들이다.

특히 라틴어, 희랍어 등의 낱말들은 <머리 + 몸통 + 다리>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머리 부분은 영어에서 전치사, 부사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방향, 위치, 강조, 반대 등 몸통의 기본 뜻을 조금 변형해주는 데 쓰인다. 그리고 몸통은 말의 근본적인 어미를 표현한다. 꼬리 부분은 대개 동사인지 명사인지 형용사인지 계급을 알려주는 표시이다.

예를 들어 education을 보자. 이것은 ‘교육’이란 뜻의 불어에서 온 단어로 e(out of) + duc(lead) + ation(명사 표시)이다. 마지막 ation은 다시 ate(동사 표시) + ion(명사 표시)인데 계급은 마지막을 따르기 때문에 명사이다. 이것을 우리말로 그대로 풀이해 보면 ‘바깥으로 이끌어내기’이다. 즉, 교육이란 ‘한 존재 속에 내재된 잠재 능력을 바깥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라는 고대 로마인들의 사상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 말의 게르만어 대응은 teaching이다. 좀 더 편한 느낌으로 가르침이란 뜻이다. 뜻은 같지만 어감이나 뉘앙스가 많이 다른 것이다.

또한 종교를 religion이라 하는데 이것을 3단계 인수분해를 해보면 re + lig + ion. re(back) + lig(bind) + ion(명사 표시)이다. 종교란 로마인들의 정의에 따르면 ‘다시 신 또는 근원에 엮어주는 것’이다. 인도 종교철학 가운데 ‘요가(Yoga)’가 있다. 요가의 어미 또한 ‘다시 잇기’ 고통과 미혹 속에 빠져 근원으로부터 분리된 인간 존재를 다시 근원에 이어주는 것이 요가요, religion인 것이다. 어려워 보이는 단어들도 실은 이처럼 간단한 인수분해로 이해될 수 있다.

글: 한바다
tantricz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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