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영어의 고급 단어들을 익히고 어휘력을 높일 수 있을까? 사실 그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중요한 어근을 외우고 그 다음 단어를 만들어내는 3등분 공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많은 단어들을 간단하게 파생시키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영어 어휘의 3단계 하이어라키(hierarchy) 중에서 가장 고급 단계의 권좌에 앉아 있는 것이 고대 그리스어 출신의 어휘들이다. 머리 몸통 꼬리의 3등분적 시각으로 그리스어 계통의 단어들을 이해해 보자. anarchy, hierachy, autarchy, matricrchy, patriarchy.

이 단어들의 공통분모는 몸통에 해당하는 arch이다. 이 arch는 그리스어 동사 archein, 즉 ‘다스리다, 다스림’에서 왔다. 통치라는 말이다. anarchy는 an + arch + y로 나누어 볼 수 있다. an은 재미있게도 우리말 부정어 ‘안, 아니’를 가리키고 arch는 ‘통치’를 y는 명사 표시이다. 따라서 안 다스려짐, 즉 ‘무정부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 무정부 상태의 anarchy에서 다시 품사 표시의 꼬리를 조금씩 바꾸면 여러 가지 단어들이 딸려 나온다. anarch는 ‘반란 지도자’, anarchic 또는 anarchical 끝에 형용사 표시 ic, 또는 ical이 붙어 ‘무정부적인, 무질서한’이라는 뜻을 파생시킨다. ‘무질서하게’라는 부사를 만들 경우 부사 표시 ly를 붙이면 anarchically가 된다. 또한 주의는 ‘-ism’이라는 명사형으로 표시되므로 ‘무정부주의’는 anarchism이 된다. 무정부주의자는 어떻게 표시할까?

주의자는 흔히 ist라는 명사형으로 표시되므로anarchist가 된다. ‘무정부주의자적인’이라는 형용사는 다시 그곳에다 형용사형 어미 ic를 붙이면 anarchistic이 된다. 이처럼 머리와 몸통 꼬리의 3등분 시스템으로 무수한 단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hierachy는 hier(거룩한) + arch(다스림) + y(명사형), 즉 성직자의 다스림이 되고 뜻이 확장 변질되어 교회 행정, 그것에서 다시 변질되어 성직자들은 계급 서열이 분명하므로 ‘계급 제도’라는 뜻으로 변형되어 쓰인다.

autarchy는 auto(자신) + arch(다스림) + y(명사형)이니까 자치가 되겠고 matriacrchy는 matri(어머니) + arch(다스림) + y(명사형)은 어머니의 다스림, 즉 ‘여가장 제도’, ‘여족장 제도’가 되겠고 마찬가지로 ‘가부장 제도’는 아버지의 다스림이 되니 patriarchy가 되는 것이다. patriarchal은 ‘가부장적인’의 의미이고 ‘가부장적으로’는 부사형 표시 ly를 붙여 patriarchally로 하면 되겠다. patriarchism은 ‘가장 정치’가 된다.

archein이 ‘다스림, 통치’라면 통치와 긴밀하게 연결된 것이 법이다. 법은 그리스어로 nomos다. 그래서 anomie는 ‘안다스려짐’, 즉 ‘무법천지’, ‘무질서’가 된다. ‘자치’는 자기가 다스림이니 autonomy가 된다. 남이 다스리는 ‘타율’은 heteronomy가 된다. ‘신의 법’은 theonomy가 되겠다.  nomos는 또 ‘학’의 뜻으로도 쓰인다. ‘경제학’ economy는 oikos, 즉 집의 학문이고 ‘농학’ agronomy는 agros, ‘밭의 학문’이다. astronomy는 ‘천문학’, astron은 ‘별의 학문’이다.

글: 한바다
tantriczen@hanmail.ne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