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0% 이상이 부정적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안 좋게 보인다. 딸아이는 학교생활을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과 환경 탓으로 돌렸다.
그건 네가 잘 못 생각하는 거야! 안 그런 사람도 많은데,
네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게 무슨 말이니? 아빠 엄마도 너를 이해하고, 주변에 친구들도 있잖아?
그것봐, 지금도 내 말을 이해하지 않고 있잖아!
엄마는 딸의 하는 말을 듣고 답답했다. 어린 시절 엄마 없이 자란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그럼에도 열심히 살려고 했고, 좋은 쪽을 보려고 노력했다. 딸의 말이 철없이 들렸다.
너무 오냐 오냐 과잉보호 한 것 같아 후회가 되었다. 딸의 미래가 걱정되어, 딸의 생각을 바꾸려고 했다. 그러나 딸은 그럴수록 더 자기 세계에만 빠지는 것 같아 걱정이었다.
아빠도 딸의 생각이 걱정됐다. 아냐, 그건 네가 잘 못 생각하는 거야! 소위 부정하고 나의 말을 하는 No, Because는 자동반응처럼 나왔다. 그럼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 해줘야 아이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아빠는 걱정이 많았다. 착한아이 성향이 강한 아빠는 걱정이 많았다.
걱정이 걱정거리를 불러온다. 걱정을 하면 걱정이 커지고, 걱정이 커지면 걱정하는 상황이 현실에 초대된다. 마치 눈덩이처럼 걱정은 할수록 커져갔다.
딸의 말을 들어보면 걱정이 먼저 올라왔다. 딸은 아빠의 걱정을 보면서
자기 문제가 더 크게 느껴졌다. 걱정하는 아빠는 딸 걱정거리를 강화한 셈이 된 것이다.
걱정을 하면서, 몸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긴장이 되었다. 그것을 알아차리게 하고, 호흡을 하면서 근육을 이완하도록 유도했다. 그것만으로, 걱정에 대한 고통지수가 10에서 5로 떨어졌다.
한번 더 호흡과 이완을 하니 3으로 떨어졌다. 그 상태에서 다시 걱정을 하도록 유도했다. 다시 호흡이 가빠지며 긴장이 올라왔다. 피아노 건반의 도를 치면 도 음이 울리듯이, 걱정에 대한 생각은 자동적으로 신체적 긴장을 불러왔다. 이것을 자각하고, 마치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듯이 걱정거리에 대해해서 거리감을 두고 관찰하도록 유도했다.
좀 전과 지금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조금 전에는 불안이 함께 했는데, 지금은 좀 괜찮네요…
이것이 고민입니다.
걱정은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되었다. 걱정이 많았기에,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평화도 지킬 수 있었고, 어느 정도 사회적 성취와 경제적인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걱정이 뒷다리를 잡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기를 지원했던 걱정이 오히려 장애가 되지 시작한 것이다.
걱정을 고민으로 변화시키는 4단계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1. 자각한다 - 걱정이 올라오는 순간, 내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2. 신체반응에 주의를 기울이고 호흡과 함께 이완한다. - 긴장된 신체반응을 알아차리고 호흡을 하면서 이완한다.
3. 걱정하는 내면 아이를 알아주고, 이해하고, 인정한다. - 걱정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내면아이는 갖고 있다. 아, 네가 걱정하고 있구나,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하는구나, 딸이 좀 더 자유롭고 멋있는 인생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구나! 아빠로서 역할을 잘 하고 싶구나! 이해하고 알아주면 걱정에 집착된 감정이 풀려나가며 거리를 두고 걱정거리를 관찰할 수 있는 심리적 환경이 형성된다.
4. 감정이 중화된 상태에서 필요한 문제해결 질문을 한다. -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말과 행동이 도움이 될까? 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걱정은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 합리적인 고민은 화를 예측하고, 피하고,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고 올바른 행동을 유발한다. 걱정에서 고민으로 마음의 수준이 올라가지, 아빠는 밝은 표정을 회복했다.
좀 더 깊은 차원에서 아빠의 심리를 분석했다. 걱정하는 나는 걱정이 필요했다. 나는 걱정했기 때문에 착한 아이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좋은 아들이었고, 좋은 사람이었고, 좋은 아빠였다. 걱정하지 않는 나는 무언가 허전하고,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끊임없이 걱정거리를 찾고 만들고 있었다. 좋은 아빠로서의 나의 자아상을 유지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딸은 걱정거리가 되어야만 했다.
또한 화는 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억누르는 습관이 있었다. 아내와 싸울 때 아내는 나에게 화를 낸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아내가 걱정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하게 이야기 할 뿐이었다. 이성적으로 이야기 하면 말을 듣지 않으니 목소리가 커질 뿐이었다. 그런 나를 화가 났다고 하는 아내가 나는 이해가 안 갔다. 그러나 사실은 화가 나있었다. 다만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운 나가 있었다. 화를 내면 안 된다! 화는 나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내면의 아이는 화를 나쁜 것으로 규정했다. 화내고 있다는 아내의 말에 자동적으로 나를 보호하는 말이 나온 것이었다.
남편은 늘 화를 참았다. 아내는 그것이 답답했다. 화가 나면 난다고 하면 되는데, 자기는 아닌 척 하고 아내에게만 나쁜 사람, 미성숙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남편이 미웠다. 남편의 억눌러진 화를 드러내게 하는 방법은 내가 화를 내는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을 화가 안 났다고 화를 내고, 한 사람은 화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화에 대한 좀 더 성숙한 태도가 필요했다.
화는 좋은 것이다. 화는 필요한 거다. 화가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화는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감정이 보내는 신호다. 화를 이해할 수 있을 때 삶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른다. 다만 화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화를 표현하는 방법이 서투르면 화는 모든 것을 태워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걱정과 화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았다.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서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었다. 감정과 판단에 대한 거리감이 생기니 안개가 걷히며 현상이 명료하게 드러났다. 시한폭탄의 한구석에는 스탑 버튼이 있었다. 화와 걱정에 대한 불안에 그것을 보지 못했을 뿐 이다. 스탑 버튼을 발견한 그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새로운 관계와 행복으로 가는 문을 발견한 것이었다.
아빠가 편해질 수 있어야 딸이 편하게 된다.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