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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승이시여

조회 수 5176 추천 수 0 2012.05.15 17:20:28

회생1.어린 날. 나는 가족 들 중에 제일 못생겼기 때문에

나 자신의 용모에 대해서 좀 열등의식이 있었다.(내 동생이나 형님 그리고 누나를 본 사람들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ㅎㅎ)

형님이나 동생은 콧대가 잘 서있고 얼굴이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갸름한 미남들이었지만 얄궂게도 난

코도 약간 낮고 특히 입도 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무술 배우 중에서 로례라는 좀 못생긴 배우가 잇었는데

큰 누나는 늘 웃어면서 내보고 로례 닮았다고 놀려댔다.


국민학교 오학년 때였던 것 같다. 우리 담임 선생님은 안동 분이셨는데 눈이 움푹 들어가셔서 아이들이

안동 빠꾸미하고 별명을 불렀다.

언젠가 그 분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참 잘 생겼다"라고 칭찬을 해주셨다. 하지만 나는

으례 못생긴 것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그 칭찬이 무겁게 느껴져 몸둘바를 몰랐다. 또 하루는

빨갛게 익은 큰 홍시를 주시기도 했다. 그 분의 사랑은 꼭 아버지처럼 느껴졌다.

학기 초여서 반장선거철이 되었다. 난 3-4학년부터 반장에 줄곧 뽑혔었다.

근데 공교롭게도 아폴로 눈병이 났다.

당시 유행하던 지극히 악성 안염이었는데 고름이 나서 통증이 심해서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학교에 가려고 했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하도 만류하는

바람에 사흘 결석을 하고 말았다. 사흘 후 눈병이 완화되어 학교에 갔더니 반장 선거는 지났지만

아직 선거를 하지 않고 있었다.

선생님은 나를 배려하신 것이다.

반장선거를 할 때 표를 뽑지 않고 손을 드는 형식을 취했다. 내하고 친하지만 약간 사나운 종득이라는

친구가 선거에 나왔고 또 한명의 인기많은 여학생도 나왔다. 반장은 내가 되었다.

다음날 바로 우리 앞집에 사시는 교장선생님이 파자마 바람으로 나를 불러 갔더니 반장선거에 대해서

물으셨다. 나는 약간 놀라면서도 곧이곧대로 말씀드렸다. 거수 선거 때문이지 무엇 때문인지 교장 선생님이 노하셨다.

며칠 후 전교 조레회에서 교장선생님이 우리반 선거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선거를 다시 했는데

그 여학생이 뽑혔다. 다음날

담임 선생님은 사표를 내셨다. 선생님이 나를 불러 뭐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심하게 죄책감에 사로잡혀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큰 사랑을 주고 아껴주신 선생님을 내가 고자질해 사표를 놓으셨다니 가슴이 너무 아프고 부끄러웠다.

그 후로 담임선생님을 다신 보지 못했다. 하지만 늘 생각이 났다. 그리웠다. 자책감과 더불어

몇년뒤에 알았다. 그 여학생의 아버지가 교장선생님에게 먼저 찾아갔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친척관계란 것도.....


너무 어렸지만 그 선생님을 수소문해 찾아뵙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그렇지만  선생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아련해지고

눈물이 글썽거려온다.

김홍조 선생님....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부디 살아계시길 빌겠습니다

 꼭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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