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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속의 냉장고

조회 수 3478 추천 수 0 2014.07.29 03:00:09
내마음속에는냉장고가있소.
모든마음들은거기특히문제있는마음들은그안에모셔놨소.
마음이발생하면일단은던져놓고덮어놓는거요.
냉장고의용량은크면클수록좋소.
냉장고의외벽은견고하면견고할수록좋고.
냉장고의덕분에나는도인행세를할수있오.
아그런데문제요.냉장고가크면클수록스트레스가심하오.
그래서자주도망가야하오.미리도망가야하오.

나의감정들은냉장고로직행하오.
뜨거운분노도냉장고로들어가면얼음이되오.
차가운냉소도냉장고로들어가면얼음이되오.
토라짐도냉장고로들어가면얼음이되오.
슬픔과두려움도냉장고로들어가면얼음이되오.
모든불편함것들은포장지에싸서냉장고에넣기만하면되오.

용량은무한대지만가끔오는신의사자를조심하기만하면되오.
신의사자는누구를통해올지모르오.
사람을조심해야하오.

도반1이지나가오.냉장고를모르오.
도반2이지나가오.냉장고를모르오.
도반3이지나가오.냉장고를모르오.
도반4이지나가오.보아하니그사람의냉장고가넘친듯하오.바보같소.
도반5이지나가오.냉장고콘센트를봤오.님도경험이많은듯하오.
도반6이지나가오.요주의인물이요.내가도망가오.
도반7이지나가오.바로지적질이날아오오.
도반8이지나가오.그는나의앙숙이요.내냉장고보다더큰냉장고를가지고있오.
나도냉장고의용량을늘이고싶소.
사부님이지나가오.사부님은괜찮소.보셔도지적안하시오.

도반8은먼가냄새를맡았소.냉장고의콘센트가들킨듯하오.
그러나오늘은그냥넘어갈수있소.
냉장고넘친도반4의냉장고의냄새이오!
이한마디에도반4는완전얼굴이죽을상이고나는살아났오.
(휴이렇게냉장고를보호하는것도예술이오.)

보통은그렇겠지만,냉장고가완전히부서지는바로그날아침.
기분이엄청꿀꿀하오.
마치도살장에끌려가는소와같이
그건이미일어난거와같은더러운느낌이오.
이느낌은나를도망가게끔종용하오.
그러나나의일부는그냥있으라하오.그래서그냥있소.
나의일부는그냥있는나의일부를향해손가락질하며비난하오. "더러운꼴당할거라고"
도반8이냄새를맡고분위기가나를향하오.
내냉장고가들켰나보오.

도반1이지적하오.너수상하다.
도반2이지적하오.너수상하다.
도반3이지적하오.너수상하다.
도반4이지적하오.이제너차례구나.
도반5이지적하오.너수상하다.
도반6이지적하오.너수상하다.
사부님도지적하오.누구냐.냄새풍긴놈이.

완전알아챈그날은나는내냉장고의냉장고의냉장고안에숨겨진봉지를내어서
봉지를끌러서봉지를끌러서봉지를끌러서
수백만년된냄새를맡아야하오.
그봉지안에는덜덜떨고있는나의작은아이가들어있소.
나는그를모른채말아야하오.
나는그를보고그대로보아야하오.
나는그를더이상회피할수가없소.
나는그를데리고나가야하오.
찌질하오.
찌질하오.
찌질하오.
내모습이찌질하오.
숨겨온나의내모습은나의일부이자이제는전체로드러나오.

찌질함에공기가들어나니좀숨이나아지는거같소.
좀더참을만한냄새요.
좀더참을만한냄새요.
이제좀더나아지오.
몸이확근거리지만또한지나가니새롭소.
몸이확근거리지만예전처럼이번도나아진듯하오
몸이확근거리지만나는자리를지켰고이겨냈소.
몸이확근거림이다하고나는
냉장고의냉장고의냉장고를모두내다버리기시작하오.

봉지들을일일이끌르는것을잊지마오.
거긴나의죽은과거들이냄새를풍기고들어있소.
나의죽은열살자리아이가들어있소.
나의죽은세살자리아이가들어있소.
나의어제죽은그녀에게차여서죽은아이도들어있소.

봉지에서해방된아해들이천국으로향하고있고
이윽고나의마음도얼굴도쿠킹랩에서해방되오.

profile

[레벨:3]아난도

July 29, 2014
*.223.28.148

너무나 아름다운글...
나도 내 냉장고를
그안의 봉지들
그 안의 아이들을
냄새들....
온전히 만나길 바래봅니다
고맙습니다
profile

[레벨:6]지공

July 29, 2014
*.1.208.64

감사합니다. 어제는 잠이안와서 새벽까지 글을 썼습니다. 천재시인 이상의 문체를 가져와서 한번 써봤습니다.

profile

[레벨:7]폐마예인

August 01, 2014
*.125.195.239

아는 것과

자각하는 것과

통감하는 것과

겪는 것과의 간격에서

매번 익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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