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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 산행기

조회 수 1917 추천 수 0 2014.07.21 16:05:01
금요일날 갑자기 아는분이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기분좋게 이야기하고 새로운 분들도 만나고 하는데,
갑자기 그분들이 토요일에 모악산에 가는 버스 자리가 남는다며 저를 초대했습니다.
얼떨결에 산행을 가게 된 것입니다.
요즘 저의 삶은 이렇듯 갑자기 이벤트성으로 다가옵니다.

모악산이라...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금산사, 미륵신앙의 발원지로 후천이라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최치원 신선님이 바위에 써놓았다는 천부경도 있습니다.
그리고 동료분 역시 교육과 마케팅 사업을 하시는 분인데,
그 분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지금 구상중이라고
하였습니다.

삼천년의 약속의 한구절이 생각났습니다.
"명상하는 사람과 사회의 일꾼이 만나서 먼가를 이루어낸다.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낸다."
오오 그거다. 바로 가는거야.

점심을 먹을때까지 비가 엄청 오더니, 우리가 올라갈때,
비가 완전히 그쳤습니다. 마치 모악산을 새단장해놓은듯하게
모든 생명이 반짝거렸습니다.

처음 올라갈때는 기세 좋게 올라갔는데, 점점 힘들어지면서
쉬고 가고 쉬고 가고 하게 되었습니다.
제 동료는 점차 빨리가게 되었는데, 어제 먹은 술이 깬듯했습니다.
점점 쳐지는 저는 비교되기 참 좋은 대상이었습니다.
내면에서는 이런 말들이 올라왔습니다.
"아, 이런 계속 쳐지네... 올라갈수 있을까? 짐이 된 느낌인데. 포기할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 이윽고,
포기하고싶은 마음들은 내면에서 비교하는 마음, 무겁다고 위로받는마음,
빨리 잘가야하는데, 못가는 마음들이 밑에 있었고,
그건 좀 더 밑에서 나온 마음들이었습니다.
느리고 걸거치고 많이 쉰다는 느낌들을 받아들였습니다.
"노가다도 다녀왔는데 이모양인가?"라는 자책의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냥 있는그대로 가면 어떻게 될까? 피로를 완전히 맛보며 가면 어떤걸까?
 나는 이순간 무엇을 회피하고 있나?"
그리고는 저 밑에서 희한하게,
"오, 끝까지 가게 하소서." 하는 마음의 진동이 올라왔습니다.
좀더 깊은 곳에서 나타난 마음들입니다.
"어쨋든 느리게 빠르게 쉬면서 페이스대로 가는거얌."
 
하고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로가 쌓이면 쉬고, 피로가 없으면 바로 움직였습니다.
선가에서 밥이 있으면 먹고 쉬고 싶으면 쉰다.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동료가 지팡이를 하나 만들어주어서 짚고 올라갔습니다.
다리가 세개가 되니까 좀더 편리하더군요.
땡볕에서 노가다하는것과는 좀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동료는 중간중간  "어때요 잘왔어요?" 하는데, 솔직한 대답이 안나왔습니다.
'에고... 잘오기는... 그냥 헥헥대는 내마음들과 육체들의 고통을 들여다보기 바쁩니다.'
하는 대답을 하고싶었지만... 그냥 "아네."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있는대로 올라왔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정상에 올라오게 된것입니다.
동료는 저보고 "중간에 포기하실줄 알았어요." 하였지만,
저는 "아 그런마음들이 있었죠. 그래도 오게되었습니다."
동료는 "산 기운 받은거죠. ^^" 하고 말을 받았지만,
그냥 전체적으로 삶의 손길이 저를 이끌어주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모악산의 우리를 보려고 초대했던 것이죠.
모악산 산행에서 엄청 힘들었지만, 내려오고 힘든것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아, 육체적으로 힘든것도 마음에 안담아두면 사라지는구나."
하고 또한 관념의 제한들이 떨어져 나가는듯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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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7]선화

July 21, 2014
*.227.2.11

와우~! 공감이 팍~되네요~
경험 나눔 고맙습니다~~*^^*
profile

[레벨:3]아난도

July 21, 2014
*.70.49.96

마음들에 대해 엄청 자세히 만나고 오셨네여~~
마음에 안 담아두면 사라지는구나
요즘 저도 일하면서 매일 만나는 마음입니다^^
나눔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6]지공

July 21, 2014
*.1.208.64

남들에개 안보이는 숨겨진 폭포를 발견해서 팬티만입고 들어가서 놀았습니다. 삼십분 놀고 옷 입고 나오는데 사람들이 저기서 올라오는거에요. 완전 퍼펙트타이밍입니다.
profile

[레벨:3]창화

July 22, 2014
*.124.124.136

와우 축하드립니다.

산에서 만나는 적나라한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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