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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성함이 뭐였던가요?

조회 수 6157 추천 수 0 2014.07.04 11:30:37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a. How is your name?
b. What is your name?
c. May I have your name?
d. What was your name?

 

우리말은 겸양법과 존댓말이 발달되어 있다. 흔히 영어에는 공손한 표현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영어에도 우리말처럼 복잡하게 발달되어 있지 않지만 엄연한 공손어법이 있는 것이다.

 

a는 그야말로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이다. 또한 ‘이름이 뭐냐?’라는 투의 말에서는 b의 ‘What is your name?’이 해당되겠지만 공손한 말은 아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굉장히 무례한 표현이 될 수도 있다. 격식 있는 자리나 나이 많은 사람에게 묻는 말은 아니다. 영어 공손한 말에서는 우선 조동사 may를 써서 ‘당신의 이름을 가져도 됩니까?’라는 허락을 구하는 식이다. 아니면 과거형 was를 써서 ‘What was your name?’이라고 물을 수 있다. 우리말로 해석해 보면 ‘당신의 성함이 무엇이었던가요?’ 정답은 c와 d.

 

왜 과거가 공손한 표현이 될까? 영어의 현재는 단호하고 딱 부러진 뉘앙스가 난다. 반면 과거는 현재로부터 멀어짐의 뉘앙스다. 멀다는 것은 상황을 간접적으로 만든다. 즉 상대방과의 거리가 과거 시제를 통해 창조되는 것이다. 과거 시제를 통한 심리적 거리감의 창조는 우리말에서 ‘시’, ‘-ㅂ니다’를 동사에 넣어 거리를 주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거리를 주어 상대방을 높여 주는 것이다.

 

Did you want me to help you? 제가 도와드리기를 원하십니까?
Yes, I hoped you would give me a hand with the studying. 네, 그렇습니다. 당신이 이 연구에서 좀 거들어 주신다면 좋겠는데요.

 

위 예문에서 didhoped는 전혀 과거의 의미가 아니라 실은 상대를 존중하는 겸양어법인 것이다. 만일 ‘Do you want me to help you?’를 모르는 사람에게 쓴다면 무례한 느낌을 줄지 모른다. 따라서 ‘제가 쇼핑 가는 동안 내 아이를 좀 봐줄 수 있을런지요?’라는 정중한 표현은 ‘I wondered if you would look after my baby while I go shopping?’이 된다. 과거형이 공손함을 나타낸다면 우리는 왜 ‘Could you tell me the way to the station?’이라는 표현이 왜 공손한 표현인지 이해할 수 있다. 또한 ‘I would like to ask a question of you.’는 당신에 대해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라는 의미이다.

 

화자의 공손함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진행형을 쓰는 것이다. ‘I hope you will help us.(네가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 보다 ‘I am hoping you will help us.(당신이 도와주시기를 희망합니다.)’가 더욱 공손하다. 만일 진행형마저 과거로 만들어 ‘I was hoping you will help us.(당신께서 도와주시면 하고 생각합니다.)’라고 한다면 가장 공손한 표현이 될 것이다.

 

글: 한바다
tantricz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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