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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태의 금메달리스트 be 이야기

조회 수 6064 추천 수 0 2014.04.18 11:09:24

우리는 전에 영어를 비롯한 유럽어에서 분사(현재분사, 과거분사)는 형용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분사는 상태나 상황을 명료하게 나타낼 수 있다. 이런 과거분사의 성격을 이해하면 어렵게 느껴졌던 완료형이나 수동태 구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대영어 시절에 영어를 썼던 사람들은 과거분사를 사용하여 완료적인 상황을 표현할 수 있었다. 이어 중세 시절에 와서는 be+과거분사를 사용해 지금과 같은 수동태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사실 고대영어에는 지금처럼 수동태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능동과 수동이 혼용되었다. ‘The door opened.’와 같은 경우가 그 잔재다. 뜻은 수동이지만 형식은 능동태가 아닌가! 또 ‘This car drives easily.’를 보라. 우리말로도 ‘이 차는 운전하기가 쉽다’로 표현하지만 뜻은 ‘이 차는 쉽게 운전된다’이다. 그것뿐인가! ‘This computer needs repairing.’ 이 문장의 경우도 ‘컴퓨터는 수리가 필요하다’, 즉 ‘컴퓨터는 수리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중세에 영어는 불어의 영향을 받아 이전과 다른 명확한 수동태의 형태를 만들게 되었다. 되다의 뜻인 get+과거분사, become+과거분사, be+과거분사가 두루 등장하여 경합하다가 최후의 승자로 be가 금메달을 따게 되었다. 불어 수동태는 be의 뜻인 etre 동사+과거분사였던 것. 물론 get과 become도 완전한 패자가 아니라 은메달, 동메달을 타서 지금도 쓰이고는 있다.

 

완료형은 ‘have+과거분사’, 수동형은 ‘be+과거분사’이다.

 

필자가 평생 몸담고 있는 명상계에서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바라보는 것을 비파사나 또는 관법이라고 해서 깨달음을 얻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영어에도 관법을 적용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동사+분사를 사용하는 같은 복합형태의 본질을 간단한 관법으로 꿰뚫을 수 있다. 이렇게 보자. 앞의 동사들 have와 be는 시간, 즉 시제를 나타낸다. 뒤의 분사들은 사건이나 동작의 전개 상황을 나타낸다.

 

e.g.) He has left to Seoul.

 

관법을 적용해보자. has는 현재시제이다. left는 떠나는 동작이 완료된 상황, 즉 떠나버린 상황을 나타낸다. has는 현재시제로 떠난 상황이 “지금 시점에 유효함”을 의미한다. 즉 ‘그는 서울로 떠난 후 지금 시점에는 여기 없음’을 가리킨다. 이것이 현재완료에 대한 깨달음이다.

 

e.g.) Admiral Yi Soon-shin was shot at the final stage of Japanese Invasion of Korea in 1592.

 

was는 사건이 과거에 일어났고 이순신 장군이 동작을 받았음을 나타낸다. 과거분사 shot은 왜군의 누군가가 shoot한 동작이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즉 장군은 애석하게도 총을 맞은 것이다. Admiral Yi가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말하는 사람의 화제가 총을 쏜 누군가가 있는 게 아니라 이순신 장군에 있다는 뜻이다. 즉 주제어는 이순신 장군이다. 능동태 ‘An enemy shot Admiral Yi.’가 아니라 수동태로 쓴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글: 한바다(명상 영어 전문가)
tantricz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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