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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된 늦은 세션 소감

메인세션 조회 수 50625 추천 수 0 2008.09.22 00:44:38
세션이 끝난지 20일 하고도 좀 더 지나갔습니다.
너무 늦게 소감을 올리자니 그 때의 생생한 감회를 적기가 어려워져 버렸지만 이 만치 물러나서 보는 그 때의 회상이 더 잘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제가 사부님을 알게 된 것, 그리고 세션을 통해 사부님의 집중적인 관심과 친밀한 관련 속에 있었던 일주일은 내게 참으로 특별한 삶의 체험이고 인생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페러다임의 전기가 되었다 하겠습니다.

내가 머리로 알고 있었던 것 그 실체는 모호했으나 관념으로 그려 낸 이미지로서의 신과 신앙(혹은 진리)이 마치 실체를 만난 듯 특별하고 선명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세션을 통해 뱀이 그 비늘을 벗어던지듯 몇 겹의 관념의 껍질을 벗어던졌습니다.

첫번째는 제가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관념의 비늘에 싸여 있었고 그 겹겹이 싸인 비늘은 아직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두번째는 분노와 미움의 허상을 벗어던지고 감옥에서 나온 듯한 느낌입니다. 분노와 미움이라는 것이 그동안 내가 연민을 품고 애지중지해 온, 내가 만들어낸 상처의 투영임을 깨닫는 순간 그 질풍노도와도 같은 강력한 에너지는 금방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 속 마음을 다 관찰 할 수도 감지할 수도 있었던 사부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하지 않으시고 사랑과 가능성의 존재로 대해 주시던 가슴의 사랑을 보는 순간 비로소 알 수 있었던 살아있고 권세 있는 가르침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째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오래 쓰고 있었던 "가면"을 벗고 자유했습니다. 이 짐이 왜 그리도 중요했던지, 이 겹겹이 가리고 있었던 옷에 질식할 뻔 했고 눌려 자부러들만큼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으니 깃털 하나보다도 가벼운 존재로 날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 엄히 벌주고 있던 나를  용서하였습니다.
나는 환희 속에 사는 것은 천박하고 고민 속에 살고 있으면 행복한 듯 착각하고 살면서 모든 것을 하나의 책임으로 만들어 스스로 착취하고 괴로워하며 내 삶을 희생시켜 왔고 노예처럼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고 "늘 생각하는 존재“로 불안해하며 생명과 삶을 습관이자 고뇌로 만들어 왔습니다.
이제 저는 그 안에 갖힌 나를 용서하고 해방합니다.

몇 년 전 어린 제 아들이 세속과 제도의 교육에 물들지 않았던 7세의 맑은 눈을 가졌을 때 가까운 계곡에서 놀다 돌아와 적은 시가 불연듯 떠오릅니다.
"물에서 노는 물고기는 먹고 즐거워하며 뛰어 놀면서 제 집과 마당을 돌아다니며 춤추고 있다...그러다 자기 색깔에 맞는 제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나는 아무 생각에도 시달리지 않았던 우리 아이의 시선 속의 그 물고기들은 더 없이 행복한 '행위'와 '휴식'의 하나의 리듬이 곧 "행복"의 무아지경이었음을 오늘 생각해 냅니다.

세션 처음부터 마칠 때까지 사부님께서 마치 제 속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오로지 나의 갈망과 필요를 끝까지 추적하여 섬세하게 그  갈증에 맞는 말씀으로 나를 흔들고 씻어낼 때마다 그것을 공책에 적어가며 "아하" 탄성을 내질렀던 모든 것을 여기에 다 적을 수는 없다 해도...

나는 이 세션 끝무렵에서 "목련"으로 태어났습니다.
맨 처음 봄을 알리며 가지도 아닌 나무에서 순결한 생명을 피어 올리는 연꽃 닮은 꽃!
이렇게 아름다운 생명으로 피어나다니!
오로지 생명과 가능성만을 보시고 용기와 희망의 이름으로 불러주시는 그 마음을 닮아 있는 꽃!
세례명과도 같은 이름이었습니다.

세션을 마치고 20일이 비오는 어제 토요일은 몹시도 우울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울할 이유가 없다고, 내 모든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도 알량한 내 수행경험으로 애써 나를 들여 올려 보려 해도 나는 그저 우울할 뿐이었습니다. 어디서부터인지도 모르는 심연에서 기어 올라온 내 숨겨놓은 무의식의 정체여, 내가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급기야 나는 모든 노력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이 불청객은 잠시 머물다 떠날 손님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 이런 기분의 더 깊은 심연에서 빛나고 있는 내 생명이 지금  귀에 대고 이렇게 흥얼거립니다.  
"우울해지면 우울하면 되고,
혼자다 싶으면 외로워지면 되고,
슬픔이 밀려오면 울어버리면 되고,
기운 없어 잠 쏟아지면 자버리면 되고..."

욕망도 한 때 내가 의지하고 나를 지탱해 주었던 것을...
아직도 얼마간은 내가 원하고 필요로 하고 있 것을...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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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해피태호

September 22, 2008
*.120.177.85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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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행복박쥐

September 22, 2008
*.55.60.236

목련. 연꽃 닮은 꽃.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요^^*
profile

목련

September 25, 2008
*.88.12.219

글을 써 놓고 너무 솔직하게 쓴 거 같아 약간 부끄럽기도 했는데 힘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어 몇년간 주로 현장에서 일하면서 스케치한 가슴아프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실화들이었던 내 글, 우리 동진이 참으로 예쁘고 예쁜 글과 그림 그리고 글 재주는 별로 없지만 사진찍기와 편집에 준프로인 남편이 찍어 놓은 사진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빌려쓰던 사이트 회사가 망하면서 우리 홈피도 부도가 나고(복구할 수 없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나는 너무 망연자실하여 그 후유증에 시달려 여지껏 글 한 줄 쓸 수 없었습니다.
그 일도 치유받고 싶습니다. 이참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라져버린 것에는 사라져버린 뜻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사랑합니다.
profile

[레벨:8]일화

October 15, 2008
*.202.158.143

"우울해지면 우울하면 되고,
혼자다 싶으면 외로워지면 되고,
슬픔이 밀려오면 울어버리면 되고,
기운 없어 잠 쏟아지면 자버리면 되고..." ^^

느낌대로 하면 되고~~~
마치 해피타오의 로고송을 듣는 듯 합니다. ^^

늘 걸림 없는 마음을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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