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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후기를 올립니다

메인세션 조회 수 52506 추천 수 0 2009.04.09 02:19:14
지난달에 2차 세션을 받고는 이제야 숙제를 합니다. (사실 얼마 전에 후기를 썼더랬는데, 열심히 쓰고 나서 "작성완료" 버튼을 누르니 "자격이 없습니다" 운운하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글이 몽땅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웬일인가 싶어 살펴보니 제가 로그인도 하지 않고 글을 쓰기 시작한 거였더군요. 애써 쓴다고 쓴 글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나니 허탈해져서 다시 쓸 마음이 나질 않았는데,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던가 합니다. 숙제를 해치운답시고 정성을 다해 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지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텐데...)

요즘 제 마음상태을 느껴보면, 지난 세션 때 한바다 선생님께서 저한테 뭔가 은밀한 공작(?)을 하신 것이 틀림없습니다. 객관적인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데 왜 이리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로운지요. 세션 기간 내내 그저 들려주시는 말씀 열심히 듣고 하라시는 대로 한 것뿐인데 말입니다.

저에게 생긴 변화는 무엇보다도 사람관계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집사람을 대하는 저의 마음자세가 달라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사람이 옆에 있으면 까닭없이 불편해지면서 입이 닫아지곤 했었는데, 지금은 불편함은커녕 뭔가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동안 저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숙제가 집사람하고의 관계라고 늘 생각하면서 도저히 가망이 없다고 포기했었는데, 이제 그 최후의 관문을 넘어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건 저한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입니다. 사부님, 감사합니다.

둘째는 아이들하고의 관계입니다. 요즘 거의 매일 밤 우리 아이들하고 포커를 치게 됐거든요. (웬 포커?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주 좋은 게임입니다. 몇 해 전에 아이들한테 포커 룰을 알려주고 한동안 같이 놀았더랬는데, 오랫동안 생각 속에서 지워졌던 이 게임을 최근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걸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얼굴을 쳐다보게 됩니다. 상대의 표정을 살피면서 '저 패는 뭘까? 저 태도는 진짜일까, 거짓일까?' 생각을 해야 게임을 이길 수 있으니까요. 그 과정에서 자연히 서로 웃음 섞인 눈길을 주고받게 되니, 사람이 서로 가까워지는 데 이보다 좋은 놀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사과나 배를 깎아 놓고 찍어 먹어 가며 카드를 돌리다 보니 아이들하고 훨씬 더 친근해진 느낌이 듭니다. 아이들이 더없이 즐거워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것도 다 세션의 후폭풍(?)입니다. 사부님, 감사합니다.

가까운 지인들도 제가 달라진 것 같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스스로 마음이 여유로워지면서 말도 한결 편하게 나가고 상대의 말도 더 잘 들어주게 됐으니까요. 대화에서 저의 생각을 주장하려는 마음이 많이 사라진 것을 느낍니다. 상대의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보려는 의도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역시 세션 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사부님, 감사합니다.

세션 프로그램 중에 '사랑으로 축복하기'가 있었습니다(이름이 정확한지는 자신이 없군요). 참가자들만으로는 짝이 맞지 않아 행복여신님이 제 파트너가 되어주셨는데, 사부님의 지시에 따라 여신님께서 저를 진심으로 축복해주시는 말씀을 듣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여신님께 삼배를 올렸습니다. '나의 스승이 여기 또 계셨구나' 하는 자각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부님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참가자들이 다 나의 스승이었습니다. 행복누리님, 아르미님, 법인님, 새생명님, 그리고 미타님...

특히 스태프로 참여하신 미타님의 헌신은 그 자체가 커다란 가르침이었습니다. 세션 기간 내내 한 끼도 거르지 않고 우리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해주셨는데, 끼니마다 국을 새로 끓이고 반찬도 종류를 바꿔가며 대여섯 가지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밥도 어찌나 맛이 있던지, 식사량이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는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미타님은 중생 공양으로 기쁨을 느끼는 보살의 마음을 몸으로 실증해 주셨습니다. 미타님, 사랑합니다.

세션이 끝나고 미타님과 행복여신님이 캠코더를 들고 모든 참가자들을 돌아가며 인터뷰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교재로 사용했던 <사랑셋>의 구절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간에게 시급한 것은 신이 되고자 애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참된 인간은 신보다 위대하다." 하는 대목이 생각났고, 바로 다음 순간 "다 괜찮다"라는 짤막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그대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이미 지나갔다. 다 괜찮다..." 하는 대목에 나오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이 말이 생각나면서 정말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션 중에 특히 가만히 앉아 명상하는 시간에 "잘 안 된다"는 느낌에 빠지곤 했었는데, 그것도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누가 나에게 와서 어떤 말을 하든, 무슨 짓을 하든, 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나에게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치든,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의미있다고 믿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내 안에서 어색함이나 쑥스러운 느낌이 나오더라도 괜찮다, 그런 걸 무릅쓰고 다 해보자,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끝내면서, 내가 말을 잘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다 괜찮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이 후기가 너무 늦은 데다가 문체나 내용이 어떨지 모르겠다는 걱정도 들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다 괜찮다고 생각하렵니다.

세션 후에 깨달은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홈피에도 나와 있듯이 이번 2차 세션 참가자들에게는 후기를 쓰는 것 말고 숙제 두 가지가 더 주어졌습니다. 후기 쓰는 것은 이제야 하고 있고, 나머지 둘 중에 만트라 수련은 전혀 하질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게으른 내 모습을 보면서, <사랑셋> 출간 이후 해피타오 식구들이 너무 굼뜨게 움직인다며 짜증을 냈던 나의 모습이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를 알았습니다. 사부님 말씀대로 내가 던진 것은 나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구나 하는 것을 새삼 절감하면서, 앞으로는 내가 무엇을 내는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리라 작심해 봅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쓰렵니다. 앞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여기에 덧붙여 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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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달마

April 09, 2009
*.156.202.28

행복여신님! 닉네임답게 늘 저에게 행복감을 안겨주시는군요. 계속 이러시면 저, 오해할지도 모릅니다.ㅎㅎ 쑥을 뜯을 때에는 어릴 적 꿈속에서 10원짜리를 연거푸 줍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이게 웬 떡이냐...^^ 소식지는 앞으로도 계속 더 깔끔하고 맛깔지게 업그레이드해 나갈 겁니다. 지금까지 헌신해주신 미타님의 역할이 앞으로도 가장 중요하겠지요. 미타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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