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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 먼전가 돈이 먼전가?

메인세션 조회 수 67977 추천 수 0 2010.11.17 21:58:21


도가 먼전가 돈이 먼전가?

 

한바다 선생님 세션 중에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왕왕 일어나곤 한다.

 

2년전 지리산 세션 중이었다.

대부분 도반들은 계곡으로 에너지샤워를 하러 이동하였다.

세션장에는 나와 두명의 남자 도반이 남아 있었다.

스탭역할을 하느라 피곤했던 나는 거실 바닥에서 잠깐 눈을 부치려고 했다.

두명의 도반들은 한바다 선생님이 면담하기 위해 방으로 불러들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방안에서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며, 뭔가가 일어나는구나 직감하였다.

그러나, 나는 눈을 감은채 감히 방안으로 들어가 보지 못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귀를 쫑긋하고 주의만 기울이고 있었다.

알지 못하는 중얼거림이 있는가 했더니,

한바다 선생님의 일화가 밖에 있으면 들어오라는 말이 들려왔다.

나는 엉거주춤 일어나 방안으로 몸을 옮겼다.

방안에 들어가니 도반 둘이 눈물을 흘리며 앉아있었다.

심장이 왠지 모를 불안에 떨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나를 가까이 와서 앉으라고 했고,

나는 선생님 쪽으로 몸을 조금 이동했다.

 

저 사람들은 도를 얻었는데, 일화, 너는 이제 어떡할래?

나는 뭔가가 일어났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인식했지만,

그 찰나적인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는 실망감과, 나에게도

, 기회가 하는 기대가 함께 공존하며 표현하기 힘든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제가 어찌하면 좋을까요? 나는 교활하게 질문했다.

그건 너에게 달려있지! 선생님은 교묘하게 나의 교활한 질문을 피해갔다.

그리곤 저 사람들에게 가서 무엇이 일어났는지 물어보라셨다.

 

나는 뒤에 좌선하고 있는 두 도반들에게 가서 물었다.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한 도반이 대답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 안에 일화님이 있고 일화님 안에 제가 있네요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도 지금 황당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보이는데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밖에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 진실한 수도자는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대답했다.

나는 머리가 아찔해졌다.

 

또 다른 도반에게 가서 물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손과 얼굴과 머리에 선생님이 놓아준 침을 맞고 있어서,

마치 중국영화에 나오는 비전을 전수받는 수행자처럼 보였던

그 도반은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더 당황스런 대답을 하였다.

제가 일화님이고 일화님이 접니다.

 

나는 당황했고, 불안했으며,

그 상태에 동참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에 화가 올라왔다.

 

한바다 선생님은 어쩔줄을 몰라하는 나에게 다가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일화 넌, 돈을 벌을래, 아니면 도를 얻을래?

나는, 용기를 내어 한번 더 에고를 들이댔다.

두 가지 다 얻으면 안될까요?

 

욕심이 많다! 선생님은 나의 에고를 단칼에 베어버렸다.

순간, 나의 본심이 의식안으로 선명하게 들어왔다.

 

도를 얻겠습니다.

정말이냐?

예 정말입니다.

기특하군하는 말과 함께 선생님은 나의 정수리에 침을 꽂으셨다.

 

일화, 너는 누구냐?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대신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가 저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올랐다.

나는 그 순간 수치심에 죽고 싶었다.

큰 분노의 목소리가 가슴 속에서 터져나오며,

이마를 바닥에 찍었다.

그리고, 오열했다.

 

한바다 선생님은 두 명의 도반들과 함께 뭐라도 하라고 지시했다.

뻘쭘하게 서로를 마주보다,

손을 잡고 함께 있으니,

갑자기 가슴이 크게 열리며 두 분의 존재가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그러더니, 모든 것이 하나로 내 안에서 소통되기 시작했다.

 

계곡의 물소리가 내 가슴에서 들리기 시작했고,

지리산의 자연이 내 가슴속에 피어나기 시작했다.

도반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되었고,

도반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었다.

그리고는 선생님은 나에게 일여라는 새로운 법명을 주셨다.  

나는 그 이름이 큰 자부심이 되었다.

 

그러더니 얼마 전에는 너는 일화가 더 어울리는데,

와이프가 진여라 이름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일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신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어리석고, 순진하고, 방향을 놓치지만

한바다 선생님의 무한의 지혜와 가르침 덕분으로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곤 한다.

 

그것이 나에게 가장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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