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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그리고 재회

조회 수 29649 추천 수 0 2011.04.03 12:39:14



얼마 전 일이다.
볼일이 있어 이곳 토론토
어느 지역을 걸어 가다가 발생한 뜻밖의 일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일을 보기 전까지는 일에 대한 생각보다는
지금 현재 걷는 행위에 마음을 주어 편안하게
걸음 걸음을 느끼며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한적한 인도 위를 천천히 걷고 있던 나를......
확 잡아 채어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대상이
약 30 m 전방에서 걸어 오고 있었다.

그 대상과 나는 서로 눈이 마주치자
마치 감전이나 된듯이 각자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로를 쳐다 보고 있었는데.......

그 대상과 나는 생전 일면식도 없는 초면이지만
마음 저 깊은 곳에서는..... 알 수 없는......
뭔가 이미 익숙하게 잘 알고 있을 것 같다는
강한 기시감이 꿈틀거렸었다.

그런데 그 대상이란 다름 아닌.....
줄에 묶여 주인과 산책을 하고 있던
친근감 있어 보이는 포인터 종류의 점박이 개 한마리 였다.

잠깐의 정적이- 나에겐 - 흐른 후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오른쪽 무릎을 길바닥에 꿇고
두 팔을 크게 벌리며 점박이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나와 점박이가 만들어 내는 예상치 못한 광경에
조금은 놀란듯....
점박이를 보았다 나를 쳐다 보았다를 반복하던
개주인은 무엇에 홀린듯.....
이해 할 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꽉 쥐고 있던 개줄을 슬며시 풀어 놓아 주었다.
- 이곳 정서상 모르는 사람에게 개를 풀어놓는 행위는
   거의 있을 수 없음.-

그러자 점박이는
쏜살같이 내 품으로 달려와 껑충껑충 뛰며 앞발로 올라타고
얼굴을 핥고 허연배를 위로 드러내며 길바닥에 딩굴면서
반가워 어쩔줄 모른다.
나도 어쩐일인지 녀석이 꽤 익숙하다.

그순간
시간이 정지 한듯
내 마음의 모든 것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흐르더니만
순식간에 시공을 초월하여

약 30 년 전 Saudi Arabia 의 기억 속으로  나를 데려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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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젊은 시절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걸쳐 약 37 개월 동안
열사의 나라 Saudi Arabia 에서 건설 기술자로 지낸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의 3년여 세월은
이슬람 문화에 문외한이었던 제가 현지 생활을 통하여
여러 경험들을 겪으면서 그것들이 제 영혼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약 32~33년 전 일들이라 현재는 그곳도 많이 바뀌어 졌을거고
또 나의 한정된 인식 범위내에서 기록된 경험들이라
어느 정도는 편협하게 그려질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그러나
아직도 선명히 기억되는 그때의 일들을 글로 써보는것도
인터넷을 통한 마음의 공유라 생각되어 용기를 내 봅니다.

대학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모 건설회사 본사에 근무하다 사우디 건설현장 명령을 받으니
처음에 조금은 긴장이 되더군요.
그때만 하여도 무슨 못갈 데를 가는 것처럼 김포공항에는
배웅하던 가족들이 보이는 눈물의 이별이 흔한 일이었으니까요.

하늘에서 내려다 보이는
Dammam 공항은 걸프만에 위치 하였지만
푸른 식물이 별로 보이지 않아 황량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지내고 보니
Dammam은 그래도 기후조건이 좋은편에 속했습니다.
Dammam에서 곧바로 Riyadh - 수도 - 근무처로 향하는데
사막 가운데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주위에는 풀 한포기 없이
그야말로 모래의 바다 뿐이더군요.

Riyadh 지사 근무를 하면서
처음에는 호기심도 많아 주말마다 다운타운에 나가
이것 저것 구경도 하며 바쁘게 지냈으나
그곳에는 오락시설이나 유흥시설이 전무하기 때문에
덥고 너무나도 단조로운 생활에 점점 지루해져 갔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떠오르는 그곳의 그림은
국법으로 가능한 4명의 부인들을 앞장 세우고
남편은 뒷짐을 지고 뒤에서 천천히 걷는 매우 생소한 장면입니다.
차도르로 얼굴을 가린 부인들은
나이 순서로 몸무게의 차이가 커 보입니다.
더위가 조금 가신 해질녁 번화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기이한 풍경입니다.
그렇기에 가난한 사람들은 평생 결혼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사회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완벽한 제정일치 군주 국가이기 때문이라 생각되어지는군요..

지루함을 참지 못하던 저는
드디어 현장 근무를 청했고 청원이 받아 들여저
Riyadh에서 남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Afif 라는 시골 도시에 전화국 건설현장 소장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 입니다.
그곳에서 보냈던 1년여 세월이 그립기만 하는군요.
Riyard에서는 시원한 에어콘 아래 사무일만 보면 되었지만
Afif는 사막 한복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불편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닐꺼라 생각되어 내심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곳 건설현장에
기능직으로 일하실 분들과 함께 도착하여
숙소를 짓고 기초 측량을 하며 울타리를 치다보니
정신 없이 바쁘게 하루가 지나가곤 합니다.
또한 저녁이 되면
가끔은 그곳 읍내에 두 군데 있는 까페에 들리어
현지인들과 차를 한잔 마시며 안되는 영어로 아랍어를 섞어
떠들어대며 놀다 밤이 늦어서야  숙소로 돌아오곤 했었지요.

Saudi Arabia는
국법으로 술이 금지 되어 있으니
까페라 하여도 차하고 양고기
카레라이스 튀김닭고기 밀가루 빵정도를 팝니다
더운나라라 그런지 동작도 느리고 위생상태도 엉망이지만
그런 것 따질 겨를이 없습니다.
한국담배도 나누어주며 친구 사귀기에 바쁩니다.

그곳 사람들은
덥고 건조한 기후와 운동부족 그리고 야채 섭취가 적어서인지
노화 현상이 빨리 옵니다.  40살 되신 분을 한국 사람으로 치면  
약 60살은 되어 보일 정도로 상당히 나이 들어 보입니다.
그러나 어수룩해 보이는 그들도 눈동자만은 초롱초롱 살아 있으며
자기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꽤 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이었습니다.

알라신의 축복으로 -그네들 주장-
석유가 많이 나오기 때문인지
정부에서 충분한 식량을 지급하므로 일하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오랜 세월 습관처럼 양 키우는 목축업을 하며 살아왔는데
그 도시는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지 않아
비싸 보이는 수입 사료와 수도물로 가축들을 키우며
하루 한번씩 사막에 방목하여 운동을 시키더군요.

이곳의 Sand storm은
심하면 5~6m 앞에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는 수건에 물을 적시어 얼굴을 덮고 숙소에 들어가
꼼짝않고 Sand storm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만 합니다.

어느 때인가
Asphalt 공사를 하는데 Sand storm이 부니까
기능공들이 전부 숙소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그런데 Asphalt 공사는 제 때에 하지 않으면 다 굳어버려
다시 들어내야 하므로 현장 책임감 때문에
그 Sand storm 속에서 약 30분정도 일을 더 하였더니만
귀고랑에 흙먼지가 다 채워져 귀가 평평하여 졌습니다.
대단합니다. 그곳에서도 사람들이 사는 것을 보면은.....

그곳 AFIFfif 읍에서 지내는 초기 몇 달은
처음 해보는 해외 현장이어서인지
지금 생각하여보면 어설프면서도 의욕만은 넘쳤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건설현장 뒤편 사막으로 산책을 나간 길에
저멀리 조그맣게 검정과 하얀물체가 꼼지락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무엇인지 궁금하여 얼른 가까이 다가가보니 새하얀 강아지와
새까만 강아지 2 마리 였습니다.
녀석들 크기로 보아 태어난지 미처 한달이 채 안되어 보였습니다.

평상시 개를 참 좋아 했고
오랫동안 여러 종류의 개를 키워본 경험이 많아
즉시 주변에 엄마를 찾았으나 개엄마는 이미 숨져 있더군요.
전쟁에서 전사한듯 보였습니다.
이 개들은 들개 들입니다.
들개들은 자기 영역이 확실히 정해져 있어
서로 영토 분쟁이 일어나면 전쟁을 합니다. 사람들 하고 똑 같지요.
무리지어 침공을 하니까요.

그곳 현지인들은 대부분 개를 싫어 합니다.
유목 생활 할 적에 들개 떼들의 습격을 자주 받아
가축들을 많이 잃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들개들이 나타났다 하면 괜히 돌을 집어 던지고
사냥총을 쏜다거나 하며 심술을 부립니다.
들개들은 낙타 양 당나귀등등 사막의 동물들을 습격하거나
또는 교통사고등으로 죽은 동물시체등을 먹고 삽니다.

여하튼
갑자기 건설 현장에 들어온 강아지들에게
흰둥이 검둥이라 이름을 지어주며 목욕부터 시키고
부랴부랴 젖병을 사서 물리면서 정성을 다해 키웠습니다.
이녀석들이 커가면서 재롱을 떠는 모습에 현장에 생기가 돕니다.
우리 현장 마스코트가 되었지요.

오로지 고국에 있는 처자식들을 위하여
돈을 벌기 위해 그 척박한 환경을 묵묵히 이겨 나가며
땀 흘려 일하시는 분들에게도 많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흰둥이 검둥이가 장난이 너무 심해
일하시는 분들 신발을 물어가서 뜯어 놓으면 저 안보이는 곳에서는

꿀밤도 주고 하시던데 제 앞에서는 시치미를 뚝 뗍니다.
제가 워낙 제 자식들 처럼 이뻐하니까요. ^^

흰둥이와 검둥이가 성견으로 커가는 도중
제 건설현장 부근에는
인근 들개들의 영토 분쟁이 대형전쟁으로 번져
사상견들이 발생하면 그 부상견들은 집단에 짐만되고
생활력이 없기에  - 인간으로 보면 너무나 비정하지만 -
어쩔 수 없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올 수 밖에 없으며......
그러다 보면 장애 때문에 혼자 먹이를 사냥 할 수 없으므로
오로지 살아 남기 위해 사람들이 사는 민가 부근으로 다가와
주위의 온갖 눈총을 받으며 쓰레기통을 뒤지며 사는데
그 모습이 힘없고 추레하니 정말 안쓰럽습니다.


그런데 흰둥이와 검둥이는
제 마음을 아는지  - 아니 저보다 훨씬 훌륭 합니다.-
그러한 장애견들을 보기만 하면 함께 놀다가
한마리씩 현장으로 데리고 들어와 개 식구들이 점점 늘어 갑니다.
총 아홉마리 까지 키웠는데
흰둥이와 검둥이를 제외 하고는 모두 다 장애견들 입니다.
애꾸 짝귀 쩔뚝이 등등 사람으로 치면 1급 상이 용사들 입니다.
 
식당에서는 항상 음식이 남기에
그녀석들을 키우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됩니다.
오전과 오후 하루 두끼씩 급식이 제공되는데
이제는 눈치보며 쓰레기통을 뒤질 필요가 없어서 인지
낮에는 시원한 그늘에서 낮잠을 즐기고 지네들끼리 장난도 치며
무리지어 곧잘 놀더군요.
그러다 식사 때가 되면 제가 사막의 타잔이 되었습니다.

개밥그릇들을  앞에 놓고 두손을 입에 모아
"아 ~~~~~"  "아~~~~~" 하고
크게 타잔 소리를 내면 이미 훈련시켜 놓은데로
장애견들이 마치 영화에서 코끼리나 사자들처럼
저를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듯이 제 앞으로 떼지어 몰려듭니다.
인근 현지인들도 신기하다는듯 구경들을 합니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5번씩 도시의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코란 독송에 따라 메카 성지를 향하여 예배를 드리는데
제가 듣기에는 제 타잔 소리와 흡사하더군요. -대단히 죄송- ^^
그시절 그읍내에서는 날마다 5번의 코란독송과
2번의 타잔소리가 느슨한 도시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건설현장 뒤 사막에서 장난을치며 놀던 장애견들 2마리가
겁에 질려 꼬리를 바싹 내리고 정신없이 도망쳐 들어오더군요.
저는 무슨일인가 급히 뛰어가 보았더니
인근 구역의 들개 2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아마 정찰을 왔나 봅니다.
사람들 같으면 깍두기머리 조폭 어깨들이라 하겠지요.
우리 장애견들이 평화롭게 잘사는 이 곳을 넘보는 것같아
돌맹이를 던지며   "야 개새x들아 썩 꺼져 !"
-욕이 아니고 사실임^^- 하며  쫒아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들개들이
거의 하루걸러 나타나서 기웃거리며 긴장감을 높입니다.
저는 그때마다 몽둥이와 돌맹이로 대항하였는데
그 들개들이 쫒겨 나가면 우리 장애견들이 무척 좋아 합니다.
내바지를 물어끌고 올라타서 얼굴을 핥으며 축하를 해주는데
저는 그때마다 장애견들 앞에서 의기 양양 합니다.  
"봤지? 너희들은 나만 믿어, 어흠"

그런데 어느 늦은 여름날  휴일 하오로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휴일날은 휴무입니다.
일주일만에 찿아온 휴일의 느긋하고 편안함을 깨며
갑자기 장애견들이 모여 들더니 웅성웅성 불안한듯 낑낑 거립니다.

보통 식사때 이외는
지네들끼리 놀러도 다니고 낮잠도 자고 하니까
이렇게 모여서 웅성 거리지 않았는데 무슨일인가 하여
뒷사막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또 들개 녀석들이 우리 애들을 괴롭히는구나 생각하며....
그런데 부산나게 달려나가다
저도 모르게  끼~이익~ ~ 자동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고 말았습니다.
 
왜냐면
약간 언덕진 뒷사막 위에
약 20마리가 넘어 보이는 들개들이 출동하여
이쪽을 무섭게 노려 보고 있었으니까요.
바야흐로 전면전으로 들어 갈려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나쁜놈들이 선전포고도 없이 말입니다. ^^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쪽 들개 대장과 저와의 거리는
약 30m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습니다. 황당하더군요.

그쪽은 정예부대처럼 정확히 삼각 편대를 유지하며 서있고
우리는 오합지졸이니까 아무렇게나 서있는데 제가 맨 선두 입니다.

순간 큰일 났다는 생각 밖에는......머리 속이 서서히 비어 갑니다.
마치 학창시절 데모대 뒤에 서서 구경을 하는데
앞이 잘 안보여 고개를 내밀다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갑자기 등 떠밀려 데모대 맨선두에 나온 것처럼......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음산하고 짙게 내려 깔리는 살기에
수족 움직이기 조차 힘이 드는데 그래도 머리를 막 굴려 봅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잠깐 사이에도 수많은 생각들이 어지럽게 교차 합니다.
현장 숙소까지 도망가 숨는데 걸리는 시간과 침략자들의 발굽에
깔리는 시간을 비교해 보아도 도저히 불가능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같은 일촉즉발 대치 상황에서
적군에게 등을 보인다는 것은 멍청한 자살행위이니까요.

그래서 정면 대결을 결심합니다.
설마 너희들이 사람을 공격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과
물리기는 해도 죽기야 하겠느냐는 오기와 시끄럽게 싸우다 보면
숙소에서 쉬고 계시는 기능공들이 알고 도와 주러 오시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속으로는 너무 떨리지만
몽둥이를 다시 꼬나잡고 아랫배에 힘을 주며 눈을 부릅 떠 봅니다.

터질 것만 같은 팽팽한 대치 시간이 약 5분여 밖에
지나지 않았을테지만 마치 1년 처럼 길게 느껴집니다.
그 살기에 짖눌린 내 충직한 부하(?) 견들이
더 이상은 못버티겠다는듯이 낑낑 거리며 제 뒤로만 숨어 듭니다.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되는데 ".......,
다리가 후들후들 떨립니다.

" 아이고, 이녀석들아!  이제 큰일났다" 하면서
마음속으로 독려를 해보아도 한번 겁을 먹어서인지
제 뒤에만 숨지 앞으로는 도무지 나서지를 않습니다.
식사시간에는 그렇게 용맹스럽게 서로 앞다투어 달려오더니만......

그런 와중에도
참략자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이쪽을 노려만 보고 있는데
저도 이젠 살을 파고드는 무서움에 36계 줄행랑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전의가 상실되니 대열이 무너지고
잘못하면 개판(?)에서 개죽음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밀려 듭니다.

바로 그때
갑자기 변화가 생겼습니다.
놀랍게도 적군 대장견이 서서히 고개를 돌리더니 뒤돌아 갑니다.
그 뒤를 따라 적군들도 썰물처럼 빠져 나갑니다.
도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것 알 정신이 없습니다.
천지신명이 도왔는지..........
갑작스러운 변화와 안도감에
저는 다리힘이 풀려 그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저의 장애견들은
우리가 이겼다고 그러는지 껑충껑충 뛰며 저를 올라타고
얼굴을 핥으며 좋아서 난리가 아니며 기가 다시 살아 납니다.
사람으로 치면 승전 축제 분위기라 할 수 밖에..... ^^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그 적군들이 공격 일보 직전에 왜 철수를 하였는지....
아마 어쩌면 이렇게 생각 했는지도 모르지요.
"아니 저 바보들이 언제 사람같이 생긴 신무기를 개발했지?"
"핵무기처럼 보인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공멸이니 철수하자" ^^

여하튼 그일 뒤로
우리 장애견들의 구역에도 평화가 찾아 왔습니다.
그녀석들이 어떤 연유로 우리 지역을 인정 하였는지 몰라도
다시는 얼씬 거리지 않았으니까요.
지금도 제 맞상대였던 적군 대장견의 늠름한 모습이
선명히 떠오르는군요.
비록 몸은 개였지만 사자와 같은 기상이 있었습니다.
후퇴를 할 때도 천천히 결코 위엄을 잃지 않았으며
지금 돌이켜 보면 적장이었지만 멋있는 녀석이었습니다.

저는 흔하지 않은
들개들의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예비역장군(?)이라 혼자 생각하며.......
그해 여름의 저는 진정으로 한마리 들개였습니다. ^^

이리하여
긴박하고 아슬아슬 위험했던 순간이 지나간
제 건설 현장에는 전쟁에서 이겼는지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기다리던 평화가 찿아 왔습니다.

식당잔밥의 풍부한 식량과
든든한 국방력-내 몽둥이- 까지 갖추었으니
개들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요순시대가 부럽지 않았을리라.

그러나
이렇게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세월 중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후일.........
드라마 같은 비극이 잉태되어 조금씩 자라고 있는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일상생활이
계속해서 지속할 줄 알았는데..... 어느듯 공사가 끝나가고
준공시점이 다가오자 저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준공 뒤 제 들개들의 거취 문제는 생각지 못하고.........
우선 불쌍하고 너무 안되어 보이니.....
당장 도와주어야 겠다는 마음만이 앞서.......
젊은 혈기에...... 일년 이후를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던거죠.

건물 준공 후
건물이 건축주인 사우디 체신부에 넘어 가면
저는 당연히 작업인원과 각종 자재및 장비를 점검하여
리야드 본부로 돌아가야 하는데......
흰둥이 검둥이 그리고 장애견들 모두 아홉 마리의 들깨떼들을
리야드 본부에서 도저히 받아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제서야 어떻해야 할지...... 속으로 걱정이 되더군요.

리야드 본부에 근무하는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을 통하여 가능하겠는지
사무실 분위기를 파악하여 보아도 직원들의 위생과
사무실을 드나드는 현지 사람들의 개를 싫어하는 정서상
불가능 정도가 아니라.... 택도 없다는 답변만 돌아 왔습니다.

그것은 곧
정이 들대로 든 이녀석들을 떼어놓고 돌아가야 한다는
강제 이별을 통보 받은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비로소 정신이 번쩍들며
이녀석들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시작되더군요.
이제서야  녀석들과 괜한 인연을 맺었다고 후회를 해보아도
때는 늦었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 입니다.

준공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데다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도... 야속한 시간은 흘러
마지막 철수를 약 1 주일 앞둔 때로 기억 합니다.

제가 내린 마지막 결론은....
장애견들은 저에게 오기 전부터
풍찬노숙을 하며 살았던 녀석들이라  - 가슴아픈 일이지만 -
원래상태로 되돌려 보내고
흰둥이와 검둥이는 쓰레기통이라도
뒤져서 살아갈 수 있는 야성이 없으므로 몰래 데리고 가서
안보이는 곳에 숨겨놓고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한 직후 입니다.

철수작업이

바쁘게 진행되던 오후 어느 때 입니다.
갑자기 작업반장이신 황십장께서 저쪽에서부터 저를 부르시며
헐레벌떡 뛰어 오시는게 사무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더군요.

급한 모습으로 보아
"아이구, 이거 준공을 못할 정도로 건물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애써 침착하게 기다렸더니...........
막상 문을 탁 열고 들어 와서는 얼른 말씀은 안하시고
제 눈치를 살피더니만 더듬더듬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흰...흰둥이가... 교...교통사고로 윗쪽 큰길에서 방금 죽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핏덩이 어린 강아지 때부터
젖병을 물리며 애지중지 키워 왔던 것을 옆에서 쭈욱 지켜 본지라
틀림없이 제가 큰 충격을 받을거라 짐작 하셨나 봅니다.

아닌게 아니라 제 자식처럼 키운 녀석인지라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아니... 어쩌다.. 어쩌다..." 만 연발하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수습을 하긴 해야 겠는데....마음만 아프고....
도저히 그녀석의 주검을 볼 용기가 나지않아
제 마음을 가장 잘 아는 황십장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녀석이 원래 태어났던 사막 가운데 묻어 주라고.......

정들자 이별이라고.... 슬프긴 해도.....
공사 책임자로써 준공및 철수라는 중요한 업무에 쫒겨
애써 마음을 가라 앉히며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런데
준공 이틀 전..... 비슷한 시간 오후로 기억 합니다.
또다시 황십장님께서
헐레벌떡 뛰어 오시는게 보이는데.....
이번엔 제게도 이상한 예감이... 팍.. 가슴을 뚫고 지나가
사무실 문을 박차고 뛰쳐 나갔습니다.

아니...이게 있을 수 없는.....
도저히 믿어지지도 않고...... 말도 안되는.......

황십장님께서는
주어만 바뀌었지... 며칠 전과 똑같은 상황을....
마치 자신의 불찰인 것처럼 미안해 하시며 제게 전합니다.

"소... 소장님.. 또 큰일이 났습니다.
 이번에는 검.. 검둥이가 아래쪽 큰길에서 차에 치어 죽었습니다."

연타로 강펀치를 맞으니
머리가 멍해저... 입은 있으되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동안....약  일년 가까이를 무탈하게 잘 보냈는데.....
두 녀석들이.... 그것도... 거의 동시에 제 곁을 떠나다니....
그곳에선
일과 후 낙이라곤..... 음악 듣는 일과
흰둥이 검둥이와 노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아무 말 없는......
저를 지켜 보시던 황십장님께서 걱정이 되셨던지
너무 심려하지 말라시며  저를 위로 하시곤......
검둥이는 자기가 알아서 흰둥이 옆에 잘 묻어 주겠다 하시며
삽을 챙겨 일하시는 몇몇 분들과 현장 밖으로 나가시더군요.
그분들도 마음이 많이 아프셨을 겁니다.
모든분들이 다 이뻐하셨으니까요.

졸지에
두 녀석들을 한꺼번에 잃고나니
리야드 본부로 철수 후에도 한동안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더군요.
그녀석들 생각이 모락모락 일어나 너무 아쉽고 허전함이란.......
아마 저도 외로움을 달래느라
두 녀석들에게 마음으로 의지를 많이 했던 모양 입니다.

잠 못이룰 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그저 교통사고라 하여도.....
두 녀석들이
동시에 떠나가는 걸 보면...

제게 전할 어떤 사연이 있는 것도 같고..........

지금은 그저 쓰린 추억의 한 부분이지만
그 당시 젊은 제게는 단순사고로만 치부하기가 어렵더군요.

가장 많이 떠 오른 생각들이란.....
장애견들을 다 데리고 가지 않을 것에 대한 분노 표시.... ?
녀석들이 리야드에 가면 숨어서 살아야 하는 불안감 때문에..... ?
그렇지 않다면
내가 지네들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에.....
어쩌면

내 고민을 일시에 덜어 줄려고 둘이 합심 모의를 하여 살신성견(?).....?

어쨌든
공사를 무사히 마치고 

긴 철수차량 선두에 타  리야드로  돌아가는데                                                                            

드라마같은......  꿈만 같은..... 비극적 이별에.....
가슴은 이미 깊은 내상을 입어 멍멍하고.....  두눈엔 눈물이 고여......
제 마음은 속이 텅 빈듯 허탈하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검둥이마저 죽던 바로 다음날부터
나머지 장애견들이 한마리도 현장에 남아있지 않고
모두 밖으로 빠져나가 또다시 노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런 눈치나 말도 하지 않았는데....

저는 제가 그녀석들 대장이었는줄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흰둥이와 검둥이가

그녀석들의 구심점이자  진짜대장이었습니다.
녀석들은 아마도 저를.....
배식담당 주방장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

지금  이글을 쓰는 중에도
귀엽고  친근감 많은......  정말 잘 생겼던 흰둥이와  검둥이가....... 

눈에 선 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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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점박이와 내가 서로 반가워 하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며 한쪽에 가만히 서있던 개주인이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었는지 가까이 다가와
점박이 목에 개줄을 다시 채우며 한마디 던진다.

"나는 너를 처음 보는데......  너는 어찌 나의 개를 잘 아느냐 ?"
 
"너의 개가 너무 친근하고 이뻐 보여서 그랬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 너의 개가 왜 나를 잘 따르는지...."


내 마음 속에는 수많은 사연들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그저 대충 대답 할 수 밖에는 없었다.

개주인 말로는
점박이가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잘 대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자신도 처음 보아  놀랐다며.....
나에게는 훨씬 더 스페셜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점박이와 함께 가던 길로 떠나갔다.

어쩌면
점박이가 흰둥이나 검둥이의 환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한 기시감 때문인지... 조금은... 마음 속에 일어나기도 했으나......
그렇다고 믿을만한 흔적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다만
친근하고 건강해 보이는
점박이를 통하여...........

애써 마음 깊숙이에 묻어두고 쳐다보지 않았던.......
흰둥이와 검둥이를 다시 끄집어 내어 가슴으로 재회함으로써
젊은 시절 겪었던
비극적 트라우마가 치유 되어감을 느끼며 감사한 마음이다.
 
                                           .
                                           .
                                           .
                                           .

감사 합니다.
사랑 합니다.
행복 하세요. ^^


                         
                             2011 년           양력    4 월    초 이틀
                              
                                    Toronto 에서      moonlake   합장

 


profile

[레벨:3]고경

April 05, 2011
*.182.136.193

글을 참 재밌게 잘 쓰시네요...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눈물도 찔끔...

profile

[레벨:4]moonlake

April 06, 2011
*.225.66.66

고경님,

반갑습니다. ^^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 합니다.


가는 세월 속에서 ......

조금 더 촉촉하니..... 감성이 넓고 깊어졌으면 좋으련만


오히려.. 무디어지고  건조해지는 것 같아......

부족하지만.....이 글을 읽는 분들과 재미와 공감을 통하여

'감성 교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


고경님께서는

아마 저와 비슷한 감성코드를 가지고 계신가 봅니다. ^^


저도 이글을 쓰면서

여러 차례 눈물이 고여......

쓰는 걸 중단하고 창 밖을 쳐다 보아야만 했었으니까요. ^^


다시 한번

댓글 감사드리며  많이 행복 하세요. ^^





profile

[레벨:7]폐마예인

April 06, 2011
*.250.166.139

 

 

아름답고 황홀한 조금은 슬픈 아라비안 나이트 입니다.*^^*

 

1년여 전에 집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우리집 산타(고양이)가

생각나서 가슴이 아립니다.ㅡ  ㅡ::

동네 고양이 봄이와 샴출신 장화신은 고양이 산타와 함께 사는데

입가에 까만 점이 있는 봄이는 온동네 숫컷 고양이들과 다 어울리더니

몇달이 멀다하고 7~8마리 새끼를 낳아놓고 돌보지도 않고 돌아다니다

다시 또 새끼를 낳고..숫컷인 산타는 늘 명상에 잠겨 늘어져 사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봄이 새끼들을 혼자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봄이하고 눈이 맞았는지 사파이어 푸른빛이 도는 새끼들이 7마리

태어나고 봄이는 여전히 집을 나돌아 다니고 산타는 아예 전업 새끼돌보미로

하루 종일 아기 고양이를 돌보았습니다.

 

봄이가 새끼를 낳을 때마다 고양이 분양으로 난리 법석을 피우는데

여름 장마기간 동안 10마리가 넘은 고양이 똥과 오줌으로 단독주택 구석구석에서 구더기가

기어 나오는 지경에 이르고 비위가 상해서 아예 몸져 누웠다가 결단을 내렸습니다.

암컷 봄이와 새끼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산타만 함께 살아야겠다고...

 

아는 시골과수원으로 봄이와 새끼들을 실어 보내고 하루가 지났는데

한밤중 산책나간 산타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몇날을 주변을 서성이며 싼타를 부르고 찾았지만 보이지않고....

 

지금도 고양이 소리가나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산책하다가도 "싼타야!! 봄이야!!" 부르면 어디선가 제가슴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오고 바라보던 동네 사람들의 놀란 눈이 갈색 긴털을 날리며 달려오는

장화신은 샴고양이 산타에게 쏟아지곤 했는데...

 

저에게는 지겨운 고양이 새끼들이었지만 싼타에겐 가족이었나 봅니다.

봄이는 그저 동네 고양이 였는데 싼타는 가족을 인지하는 고양이였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

세월과 함께 사람들은 다 떠나 보낼 수 있었는데

산타는 시간이 흘러도 떠나질 않았습니다.

 

.

.

 

지금도 가슴에 통증으로 여전히 욱신거립니다.

 

ㅡ ㅡ;;.........

 

profile

[레벨:4]moonlake

April 07, 2011
*.225.66.66

예인님

안녕 하세요. ^^


이번 글은.....  지금은 지워지고 없지만

오래 전  이곳 자유게시판에

들개들과 잘 지냈다는 전반부만 글 올린적이 있었으나

- 그때는 힘들었던 부분을 새록새록 기억하고 싶지가 않아서 -


이번에는 후반부까지 다.... 상세히 쓰고나니........

일부러 우회하기만 하였던 마음의 임계점을

정면으로 부딪히고 넘어서서....... 한 장이 끝나는 기분 입니다. ^^


예인님에게는

고양이에대한 기억이 남아 있으시군요.

가족을 인지한다는 산타 생각이 많이 나시겠어요. ^^


하찮은 미물로만 아는 동물들도

정성을 들여..... 부대끼며 같이 살다보면......


어느날 문득

겉옷만 다르게 입었지...나하고 하등에 다름이 없는......

본질적으로 동등한 생명체임이 느껴질 때가 많더군요. ^^


그러다 보니

쳐다보지 않아도 될 부분을 쳐다보게 되고

안해도 괜찮을 가슴알이를 혼자서 하기도 하나 봅니다.

아마도 제가 아직 철이 덜 들었나 싶습니다. ^^


부족한대로  본문 글이

님의 가슴통증 치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며.....


언젠가 기회되면

무등산 중머루재에

산타 봄이 흰둥이 검둥이 불러 모아

모두 다 함께........ 막걸리나 한잔하고 싶습니다. ^^


감사 합니다.

사랑 합니다.

행복 하세요. ^^





profile

[레벨:7]폐마예인

April 08, 2011
*.250.166.139

오래전 가까운 도반님들과 우리집에서 하룻밤을 보낸적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행복했는지 다음날 곁에 있던 고양이들이 저항제로로 무너지는걸 놀라워하다가

사부님께 고양이도 열리는지 여쭤본적이 있습니다.

동물들도 열린다는 말씀과 에너지 통로가 사부님과 연결되어 있던터라

싼타와 봄이는 저랑 사부님이랑 도반님들과도 하나로 고양된 상태조차 함께 했었는데

......그후로도 싼타의 모든걸 놓아버린 듯한 모습과 일상을 방관하는 태도가 유난히

눈길을 끌어 집을 찾는 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곤 했습니다.

 

대상이 누구인지 무엇인지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만나지 못한다면....

하나로 만날 수만 있다면...

산다는건 어쩌면 그것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고집하면서

 

......()..... 

 

 

profile

[레벨:4]moonlake

April 09, 2011
*.225.66.66

"하나로 만날 수만 있다면........"


제 오감의 영역을

벗어난 곳에서 들리는 무시무종의 울림이군요.


동감입니다.

삶에서 유일한 목적이 있다면

예인님이 말씀하신 '이미 하나 임'을 자각 하는 것.......


그리고

현 인류가 .........  

이번 생에서 꼭 찿아야만 할 그곳.......... 

태시부터 한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는......동일한 그곳....


'생각의 고집'이란 겸손의 표현이시고

제 마음엔.... 예인님의 '헌신과 소임'.... 이렇게 그려져

아름답게만 느껴 집니다. ^^


좋은 말씀 감사 합니다. ^^




profile

[레벨:4]moonlake

April 09, 2011
*.225.66.66

루미의 시 올립니다.



봄의 정원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 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profile

[레벨:7]폐마예인

April 10, 2011
*.250.166.139

무등산 언저리 곳곳에 봄꽃들이 와~와~하고 소리지르네요.^^*

오늘은 예쁜딸들과 함께 지산유원지 리프트카를 타고 산에 올라

봄꽃들의 환호를 맞으러 가겠습니다.

.......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

 

물길은 광주천을 따라 흐르고

물소리는 늘 제 가슴속에서 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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