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장진(킬러들의 수다 감독)사단이 만든 영화라고 해서 아주 기대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류승범과 신하균 때문에 보러 간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화는 모두 세 개의 단편영화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서도 다른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고, 때문에 스타일이나 분위기, 내용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배우들은 서로 교차하며 다른 역할로 계속 등장한다.
첫번째 에피소드 '사방에적'은 빽뮤직이 죽인다. 노골적이고 유치한 빽뮤직이 영화 절반의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얽히고 섥히는 과정을 보며, 어쩌면 삶의 예측 불가능성은 한편의 코미디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서는 류승범이 정말 귀여웠다. 귀여워서 죽는 줄 알았다. 뒷좌석에 줄줄이 앉은 여고생들도 류승범이 나올 때마다 발악을 했다.
두번째 에피소드 '내나이키'는 찡하다. 스토리는 단순하고 소재도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이었지만, 깔끔하고 가슴이 촉촉해지는 영화였다. 여기에서 류승범은 좀 지저분하게 나온다. 임원희 캐릭터가 마음이 아팠다. ㅋㅋㅋ
세번째 에피소드 '교회누나'는 시덥잖게 시작했다가 웃기게 끝나는 반전의 영화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앞의 두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데, 그 장면이 독특하고 좋았다. 특히 붉은색 실크셔츠를 입고 건들건들 담배를 문 채 씨익 웃는 신하균이 내 심장을 멈추게 했다. 정말 그 장면만 다시 보고 싶다.
좀 지루하거나 심심할 때 보면 딱 좋을 영화다. 류승범과 신하균의 팬이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