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내게 치유의 능력을 선물한다.
닥치는 대로 써 갈기고,
닥치는 대로 갈겨 그린다.
내가 갈겨댄 글나부랑이들과 그림나부랑이들은
대부분 맥없이 지쳐 나자빠져 있거나 나뒹구러져 있다.
그래도,
가끔씩 저 홀로 깊이 울며 숨죽여 흐르는 가슴 속 강물에 적시어 파종한 언어들 또는 글들은
내겐 정화의 싹을 틔우고,
타인이라 불리는, 삶 자체가 고행인 사람들에게는 잠시의 미소를, 또는 공감을 준다 하니..
행복이다.
베란다에
차가운 달빛이 박살나 있다.
그 백금색 파편들을
항아리에 가득 주워담아
향기로운 술 빚어
그대에게 한 잔 건네나니...
- 스물여섯해의 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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