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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산행기(4)

조회 수 1640 추천 수 0 2008.04.17 17:14:01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 산 밑에선 결코 볼 수 없는 것들이 걸어가면서 또 위에서는 볼 수 있습니다.



남녁땅과 북녁땅의 가슴 아픈 영혼들을 어루 만지듯 겨울과 봄을 잇는 빗방울이 계속됩니다.



비와 가파른 등산길이 나를 점점 온갖 상념속으로 몰아갑니다.

물질과 정신의 균형, 사익과 공익의 균형.. 빈부의  균형..영혼의 자유. 온전한 삶종교의 우상화가 주는 인간존엄성의 상실, 저 이름모를 풀과 꽃 처럼 인간의 다양성이 어떻게 유지되고 보존 될 것인가?등등이 오고가고 합니다.



자연이 싫어하는 것이 집중과 획일성이고 좋아하는 것이 다양성입니다. 지방균형발전은 멀게만 느껴지고 온통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되는 반자연적인 사람들의 모습과 이를 부채질하는 새정부의 통치 철학, 소외되고 가난하고 힘든 이들에 대한 배려보다 부자를 더욱 부자되게 만드는 비 자연적인 세상, 그런 비자연적 탐욕의 정책들을 선으로 둔갑시키는 작금의 언론들, 그리고 그 언론을 비판없이 믿는 인간의 무지와 온통 탐욕으로 물든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해 자연은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합니다.



아니 그 것은 댓가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인간에 대한 최대의 선물이란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당해야만 바뀌게되는 이 인간의 어쩔 수 한계를 만든 신이 가끔씩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충분히 아프지 않아도 즐거울 수 있고 행복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그것은 하늘의 법칙이 아닙니다. 이 어둠과 혼돈의 시대가 지나면 거짓말처럼 또 다른 새벽과 밝은 태양이 떠오르겠죠..



금년들어 수많은 이들이 금강산을 찾았지만 세존봉 등산을 완료한 이는 우리 일행이 처음이라합니다. 북측 안내원이 추리닝에 운동화 차림으로 허리까지 차는 눈을 뚫고 러셀(눈길을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우리는 그가 지나간 길을 밟아갑니다. 그가 잘못가면 우리도 잘못갈 수밖에 없는 험하고도 어려운 눈길입니다.



북한과 남한을 이끌고 있는 위정자들이 과연 진정한 행복이 뭔지에 대해 관심이라도 있기나 할까요?  김구선생이 말한 문화가 왕성한 일류국가라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안다면, 우리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한다면,보이는 것 뒤에 있는 이 엄청난 진리를 조금이나마 느꼈다면 차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지금 이 세상 우리가 있는 이땅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신의 존재와 진정한 행복에 대한 철학 없는 그들 지도자들이 가는 그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 갈 수 밖에 없는 수 많은 동포들의 모습을 금강산 봉우리 봉우리마다 맺힌 선조들이 피눈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경치는 좋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지은 시들을 가만히 읽어 보시면 제 말이 실감이 날것입니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걸음마다 넋을잃고 바라보니

산은푸르고 바위는 흰데 그 사이사이 꽃들이 반겨웃는구나

만약에 화공에게 저 경치를 본따 그림을 그리라 한다면

숲속의 저 새소리와 바람소리는 어찌 그리란 말인가?...!!



푸른 길 구름속으로 들어가니/ 루마다 시인의 걸음 멈추게 하도다
날아내리는 눈같은 폭포는 룡의 조화요/ 솟아오른 메부리는 장검의 기상이라
나무위의 송악은 몇천년을 묵었으며/ 못가의 푸른 숲은 몇백년을 자랐는고
이내 몸 봄기운에 몹시 피곤한데/ 승려는 사려없이 요란스레 종을 울리누나

방랑시인 김삿갓이 금강산의 외금강인 구룡연 계곡으로 들어가던중 그 비경에 우뚝 걸음을 멈추고 선 자리에서 한수 읊었다는 시라고 합니다. 깨달음이 있는 진정한 자유인만이 쓸 수 있는 글를 우리의 선조들은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성공한 자유인인 매월당 김시습은 금강산을 이렇게 읇고 있습니다.



"산을 즐기고 물을 좋아 하는 것은 사람의 상정이다.

그러나 나는 금강산을 구경하며 산에 올라서는 웃기만 했고

물에 임해서는 울기만 했노라"



또 다른 이의 이름 모를 시도 있습니다.

山行忘坐坐忘行(산행망좌좌망행), 歇馬松陰聽水聲(헐마송음청수성)

後我幾人先我去(후아기인선아거), 各歸其以叉何爭(각기기이차하쟁)

가다가 쉬게 되면 다시 가기 잊어버려,  그늘에 말 메 놓고 물소리만 듣노라.

이 좋은 경치를 구경한 이 몇 몇인고,  제각기 오가거니 싸우지 말지어다.



금강산은 명불허전 이런 산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세존봉를 다녀오고 내려온 시간이 6시반이 훌쩍 지났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구경한 북녁동포들의 교예단 공연에서는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그 한계를 극복한 북녁동포들의 반복된 훈련과 극한에 몰아 넣는 정신력에 가슴이 아렸습니다.

몸의 한계가 저러 할 진데 김시습이나 김삿갓처럼 생사와 천지를 자유로이 넘나들던 그들의 정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이런 멋진 분들의 핏줄입니다.



저녁은 장전항에서 자연회로 실컷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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