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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발의 맑은 사랑 이야기 3.

수정 삭제 조회 수 1467 추천 수 0 2003.08.26 23:39:09
심혜원 *.117.239.7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곁을 주지 않을 정도로 아이를 싫어하던 내가...
아이들에게 관심조차 없던 내가...
우째 이런 일이......
요즘 먹거리들에 환경호르몬이 많다던데... 몸 안에 쌓여 약발(??)이 듣나... 라는 생각들이 해골 안에서 미로 속 실험쥐처럼 헤매고 다녔다.

5살 아이들은 하나같이 예쁜데...
왜 유난히 녀석에게 관심이 가는 걸까...
나도 내가 이해 안 갔다.
그래서 녀석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난, 5세 아동들은 성격이며 기질 따위들이 거의 형성이 안 된 백지상태(투명 그 자체)일거라 생각했고, 그 근거 없는 생각에 철썩 같은 믿음까지 보내고 있었다.
착각이었다.
아이들은 순수 그 자체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교육수준, 가치관, 습, 생활패턴, 환경, 문화, 기타 등등을 많은 부분, 아니, 상당히(아주) 많은 부분들을 그대로 흡수하고 있었다.
부와 모에게 나름대로 사랑을 받고 자란다고는 하나,
결정적으로, ‘관계’ 속에서 사랑, 마음, 대화, 기타 등등을 주고받는 상황이 다가오면,
아이들은 그들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부분들을 그 모습 그대로 나타냈고... 드러냈다.
그러나, 주호는 달랐다.
내가 아이를 향한 맑은 사랑을 녀석의 손에, 가슴에 듬뿍 담아주면,
녀석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피드백하며 자신 안의 사랑을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심장을 봉인하고 빗장까지 걸어놓은 내겐...... 정녕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이러한 교감이, 교통이 가능할까...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이 아이는... 우주가 주신 선물이구나... 보석이구나...
날나리 선생의 차가운 가슴에... 온기가 느껴졌다.

녀석은 보통 5살 아이들에 비해, 호기심이 대단히 많다.
호기심이 왕성하니, 바라보는 시야 또한 넓고 깊다.
그리고 포용범위가 다차원적이라 너그럽고 여유있다.
녀석은 원에서 최고의 말썽꾸러기, 사고뭉치였다.
녀석이 원에 뜨는 이른 아침, 또래 아이들은 순간! 긴장, 경계한다.
녀석의 사심 없고 거칠 것 없이 와일드한 행동반경, 활동범위 때문이다.
또래 아이들은 녀석을 경계하고 불쾌해 하면서도 녀석의 거침없는 행동들을 모방한다.
알고 보니 녀석은 경계의 대상인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었다. 스타였다.

1학기의 반이 차 오를 무렵이었다.
원의 아이들과 교육비디오를 시청하고 있는 아침,
중간에 녀석이 갑자기 내 팔을 잡아끌며 어딘가로 데리고 가려 했다.
- 왜 그래? 임마? 비디오 보다 말구......? ...어라??
- ...성생님...
- 왜 쨔샤?
- 손 줘 보세요.
- 왜에?
- ......이거요...
- 이게 뭔데에?
아이는 자신이 가져온 캐릭터 스티커들 중, 가장 크고 좋은 것 하나를 골라 내 팔 한 가운데에 꼬-옥 붙여 주었다.
- 예쁘지요? 좋지요? ^__________^
- ......
난 차마... 말을 못 하고 있었다.
아이의 마음이... 너무나 곱고 예뻤기 때문이다.
눈물까지 나려고 했다.
- 주호야. 고마워요. 성생님이 이거 떨어질 때까지 안 띨 거다. 진짜루~♥
- 히이... ^_____________^
녀석은 또 다시 세상에서 가장 예쁜 미소를 날나리 선생님의 가슴속에 전달했다.
녀석의 미소는 "살.인.미.소"다.

그날 저녁, 내 팔은 빨갛게 부었고... 무진장 가렵기까지 했다.
스티커의 접착제는 몸에 안 좋은 화학물질이었다. 내가 스스로 마루타(?)가 되어 실험(?)에서 얻은 결과였다.
그래도 좋았다.
행복하고 즐겁기만 했다.
녀석의 맑고 투명함은... 어두움과 차가운 날카로움을 자주 사용하는 내게... 하루에도 여러 번 햇살 같은 미소 한 조각... 입안 가득 베어 물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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