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이 많이 썰렁해진 것 같아서.. 그냥 옛날에 썼던 시 몇 편이 눈에 띄어
올려보려고 합니다.............
별 내용도 없구.... 오래전 저의 부족한 실력(?)으로 쓴거라.. 그냥..지나가다
잠시 보는 것 정도로만 해주세요..^^;
노을빛 꿈
윤기 흐르는 수정과 사발에 녹아든
달빛은 졸음에 겨워 꾸벅이고,
펼쳐놓은 책에 어느덧 찾아든 낙옆 한 장.
늦은 가을 오후. 책에 얼굴을 묻는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해는 어느덧 새악시 볼처럼 붉어져
늦은 오후의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자그마한 공터는 어느덧 황금빛 전당으로 물들었다.
바알간 저녁노을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는
무수한 단풍잎들.
벤취에 홀로 앉아 어린왕자의 꿈을 회상해본다.
한 손 가득 퍼올린 단풍잎들, 한웅큼의 사랑.
일순간 바람이 찾아와 그들을 데려간다..
그들은 저렇게..내게 작별인사를 하며 떠나가건만,
나를 실어다 줄 바람은 언제쯤에야 올까.
다시금 고요가 찾아든 공터. 이젠 해가 지고
공터는 별들의 전당으로 다시 태어나건만......
..
....
졸음에 젖은 눈을 비비며 일어나 보니
아라한의 숨결같던 바람은
아직 귓가에 맴도는데.
소리없이 방문한 꿈의 전당은
찾을길이 없어라.
1998.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