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껏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정말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왔고,
아무 것도 아닌 상태로 있으며,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돌아갈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니기에
나는 또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암...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지는 광경을 보고,
황당하기도 했고, 혹은 고소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그런 내 자신이 너무 황당하다.
그리고 나의 가슴이 메말라 있는 것이 너무 슳프다.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 지도 모른채,
비행기에 올라탄 사람들의 영혼들...
단지 몇 분 후의 생을 마감할 지도 모른채,
희망과 비전을 품에 앉고 회사로 출근한 사람들..
사람들이 던져준 빵부스러기를 맛있게 주어 먹다가
폐허속에 뭍혀버린 비둘기들..
사람들에게 사랑과 생명의 빛을 전해주다..
5층 높이의 잔재속에 함께 파묻힌 아름다운 꽃들의 영혼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생존해 있을 지도 모르는 생명들을 구하려다 함께 매몰된
소방수, 구조원들의 영혼들...
미국이 주도하는 세상에 반심을 품고,
같이 죽어야할 사명을 생명같이 받들고 함께 사러져간 테러리스트들의 영혼들...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아버지와 어머니를 애타게 기다리던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들...
그 엄청난 장면을 테레비젼으로 목격하며, 허망해 하던 미국인들의 영혼들...
그리고 멀리서 그 장면을 테레비젼으로 목격하며 축하하고 기뻐하던 사람들의 영혼들...
군사를 일으켜 보복공격을 강행한 미국 수뇌부들의 영혼들...
부시의 영혼...
그리고 군사작전 이후 황량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생명체들의 영혼들..
그리고 그 장면을 보면서 황당해하고 혹은 고소해 하는 마음이 일기까지 했던 나의 영혼...
그리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영혼들..
우리의 가슴에서 사랑이 깃들기를...
우리의 가슴에서 평화가 깃들기를...
우리의 가슴에서 우리가 하나 라는 자각의 공명이 울려퍼지기를...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다.
이러한 우리의 가슴이 오직 순수한 사랑...조건 없는 사랑...그리고 오직 사랑 만이
깃들기를...
지난번 올린 어느 깨달은 분의 시가..
오늘밤 저의 가슴을 이렇게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