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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연세대 강연록 (01년 11월)

수정 삭제 조회 수 10252 추천 수 0 2001.11.26 22:43:44
정의엽 *.247.159.51
[후기] 연세대 강연록

안녕하세요? 정의엽입니다.

지난 5월에 해피타오 아카데미 가족이신 이은정님의 초청으로 연세대에서
'일의 세계와 심리학'시간에 강연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학생들에게 실제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지요. 저로서는 처음 대중앞에서의
강연이라 상당히 설레고 뜻깊은 시간이었죠.

이번에도 은정님의 초대로 강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강의를 준비하면서
노트한 내용입니다. 실제 강연시간에는 시간이 짧아서 일부밖에 이야기를
못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말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나 많았더군요. 시간상
그냥.. 노트했던 내용을 간추려 올립니다. 메모를 읽어보니 너무나 부끄럽군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내용 중에 저의 진실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그냥 올려봅니다.

당일의 소감은 너무나 많은 것을 준비해갔더니, 초반부에는 말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거기에 빠져서 그런지 교감도 잘 안되고 좀 졸렸습니다.
몇 가지 회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질문 답변 시간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압축적인 분위기가 되더군요. 실제 강연내용은 당일 자료가
정리되면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강연을 준비하는 것은 그 전날 몇가지 사항을 메모하면서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실제로 학생들에게 뭔가를 이야기 할 때 보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그래.. 이런 내용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설렘과 기대가 저에게는
더 기억에 남는군요.. 하하..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청중과 교감이 부족했던 초반부에는 별로 효과가 크지
않더군요. 역시나, 질문 답변을 통해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답변을
할 때는 뭔가 교감이 되더군요.

어쨌든, 모든 것을 떠나서, 저로서는 너무나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기회를 주신 이은정님과 바쁜 와중에 비디오까지 가져와서 촬영해주신
박상근님, 그리고 자리를 빛내준 은석준님, 그리고 당일 강연내내 끝까지
진지하게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강연준비 노트 중에서

▶ 진정한 변화에 대하여

지금까지 당신의 삶은 과연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어왔는가?
진정한 변화란 결국 내면, 마음의 변화이며, 이에는 변화에 대한 의지와 실제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자기안에 있을 때 변화란 없다. 변화가 성장이기 위해서는 이기심에 기반한 모든
행동에서 벗어나는 길이 필요하다.

▶ 대인관계

의사소통에 있어서 말의 내용보다 그때 실리는 분위기, 에너지, 기운이 중요함.
서로에 대한 이해와 의사소통의 문제

▶ 행복이란

조건부 행복의 허구성

▶ 일과 남녀관계

모든 행위의 동기는 두려움 또는 사랑에 기반한다. 전자의 특징은 불안함이며,
후자는 떳떳함이다.

사랑에 기반한 행위는 마음공부를 통한 자기이해가 필요하다.

일의 목적이 무엇인가

공통점 : 정말 힘들다, 보통 불안과 욕구에 기초하고 있음.

자아발견, 변화의 계기가 된다.


▶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사랑은 오직 지금 이순간 가능핟.

과거 : 긍정적일 때는 주로 왕년에 어땠다는 자부심, 프라이드 적인 측면이 있고,
부정적인 경우는 주로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 의해서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의식

미래 : 긍정적일 때는 장미빛 미래 또는 언젠가는 좋아질거야라는 환상, 부정적일
경우에는 일이 잘못되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 및 근심

이 모든 것은 우리를 지금 이순간에서 도피하도록 하는 기제로 작용함.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오직 이순간임. 변화도 오직 이순간 가능하며, 사랑 또한
오직 이 순간 가능함. 과거와 미래를 지금 이순간속으로 가져와서 제자리 매김하기.
그때 과거는 지성을 통해 지혜로, 미래는 현실에 기반한 비전으로 승화됨.

일과 삶은 오직 사랑이 있을 때 의미를 가짐.


▶ 사랑이란

조건부 사랑과 무조건 사랑
무조건 사랑은 마치 햇빛과도 같은 것


▶ 현실 파악

1) 자본주의 논리

사람들의 허위의식, 허구에 기반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불필요한 개발과
투자가 많음. 자본주의의 특성상 무조건 욕망과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스스로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최근 미국과 아프간의 전쟁에서 보듯이 결국은
전쟁과 환경파괴로 이어짐.

2) 미국과 아프간의 전쟁에서

미국은 자기 입장에서 유리하면 선이고, 불리하면 악이라고 한다. 이것은 선과
악의 기준이 오로지 자신의 이해관계에 기반한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있어서 바로 도덕이 무너진 반증이 아닐까?

3) 대학교육의 논리

삶, 인간에 대한 이해는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좋은(안정적이고 돈 많이 주고
뽀다구 나는) 직장을 위한 일꾼을 양성하는 곳으로 변해있다. 이 모든 것
아래에는 안정과 생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허위적인 이미지에 동일시하기
위한 욕망이 있다. 따라서, 결국은 기존의 거의 망해버린 시스템을 고수하며,
학생들에게 주어진 시스템을 따르기만을 강요하게 된다.

▶ '하고싶은 일'의 허구성

누가 원하는가? 자기가? 자기는 누구인가? 당신은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싶어
하는가?
주위의 직장인에게 물어보라. 십중 팔구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싶어서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진짜 하고싶은 일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그것을 못하느냐 또는 안하느냐고 물어보면, 주로 돈과 시간이
없어서라고 한다. 과연 그런가?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이라면 무엇이 문제가 될까?
그렇게 이유가 많은 행동은 그 자체로 이미 혼란이며 갈등이다.


▶ 진정으로 강한 자란?

내가 아는 어떤 회사의 캐치프레이지는 'Great Company, Great
Peaple'(강한 회사, 강한 인재, strong이라고 하면 너무 과격한 듯하여 great라고
했다고 한다.) 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정책과 전략으로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물론, 직원들은 힘이 더 든다.
하지만, 내막을 보면 몇 년 후까지 세계에서 매출과 수익으로 손꼽히는 회사가
되자는 이야기다. 결국, 자본주의에서 남들보다 돈 잘버는 회사를 만들자는 이야기다.

과연 그것이 강한 것인가? 위와 같은 자본주의의 논리 하에서 얼마나 많은 손실과
갈등과 혼란, 전쟁과 자연파괴가 이루어졌는가?

이제는 강함에 대한 정의가 바뀌어야 한다. 강한 자란 자기이해에 도달한 자이다.
그것은 자기가 누구인지, 허위와 동일시에 기반한 자기를 넘어서, 따뜻한 가슴과
깨어있는 지성으로 살아서 행동할 수 있는 그런 자가 바로 강한 자가 아닐까?
그는 자기가 어디로 가야할 지, 무엇을 해야할 지 알고 있다. 그는 항상 지금
이순간에 존재하며, 그러므로 비탄에 빠진 이 세계를 치유할 수 있는 자이다.

▶ 큰 마음을 써라.

지금이 자본주의는 결국 나의 이익, 나아가 내가 소속된 가족, 지역단체, 국가의
이익이 모든 행위의 동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어찌되었건 이기심에 기반한
질서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의 질서 하에서 나오는 모든 행위는 결국 나의
이해관계에 기반함으로 작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성장은 바로 큰 마음을 쓰는데서 비롯된다. 큰 마음은 무엇인가? 바로 나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마음을 뜻한다. 즉, 타인, 공동체, 나아가 지구, 더 나아가
우주를 위해 쓰는 마음인 것이다. 그러한 나라는 테두리를 넘어선 마음을 쓸 때
비로소 그 안에 이해, 수용, 사랑이 싹틀 수 있다.

▶ 원수에게 절하기

살다보면 원수가 많이 생긴다. 원수란 다른 아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손해를 봤거나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또는 믿고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한 원수가 있는 한, 아니 그러한 원수에 대한 미움의 감정이 내안에
있는 한, 내 안에 평화와 사랑과 진정한 휴식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누군가에 대한, 또는 어떤 상황(가령, 조상 잘못 만나서
내가 이모양 이꼴로 살고있다고 하는 등의 상황)에 반항과 반감, 미움의 감정을
안고서 평생 살아갈 것인가?

이러한 상황은 보통 그러한 자기 자신을 알게 될 때 그러한 사실은 외면하거나
또는 내 안에 있는 적개심과 상처가 바로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갈등과 폭력, 슬픔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에
지속된다. 여기서 이제는 변화해야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위해 방편을 제시해
본다. 이름하여 '원수에게 절하기'

방법은 간단하다. 조용한 방에서 혼자 가만히 앉아서 마음을 가라앉혀 본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보통 내 안의 해소되지 않은 모든 감정의 찌꺼기들이 올라온다.
좋은 기억과 추억도 있겠지만, 자기에게 상처를 주었던 어떤 사람이 떠올라 오게
된다. 그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한. 그때, 절을 하기 시작한다. 종교적
이유로 절하는 것이 거북하다면 기도를 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절을 할 때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바로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당연히, 처음 그
사람이 떠올라오면 내 몸은 피해의식과 상처의 감정으로 인해 함께 반응하게 된다.
그러나 변화란 것은 바로 이러한 사실에 직면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마음을 낼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이 거부감이 들더라도 아무런 이유도 조건도
없이 그저 그 사람을 위해서 절을 해본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는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준 상처로 인해 제 마음이 다른 사람의 고통과 상처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앞날에 축복을 기원합니다' 등의 마음가짐으로 절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원수가 떠올라 오고, 다시 한번 그 사람을
위해 절을 해본다.

당신이 만약 진지하게 이러한 '원수에게 절하기'를 계속해본다면,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선, 내안에 소화되지 않고 걸려있던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원수에게 축복한다는
것이 왜 그리 힘든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언젠가는 그
사람들이 나와 똑같이 상처입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변화는 그냥 오지 않는다. 변화해야하는 심각성과 시급함을 이해하고, 즉각적으로
내가 하기 싫었던 사실, 사람과 직면하고 정면대결함을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나에게 원수로 기억된 사람과 상황을 통해 당신은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성장은
고통을 필요로 한다. 단, 그러한 고통을 질근질근 씹고 소화시켜 내안에서 포용과
사랑의 연금술로 변화시킬 때 말이다.

▶ 힘들 때 도피하지 마라.

지금까지 당신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였는가? 우리는 보통 힘든 일이
닥치면, 또는 힘든 사람이 있으면 본능적으로 상처입기 싫어서 도피/회피하지는
않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결과 당신은 얼마나 변화하였는가? 자기가 만들어놓은
한계, 주로 자기가 머리로 생각으로 이 정도까지는 내가 버틸 수 있어도 더
이상은 도저히 안돼라고 하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 한계에 다가가는 상황이
오면 보통 우리는 패닉상태에 빠지거나, 본능적으로 도피하게 된다. 하지만, 내
한계 안에서 내가 놀고 있는 한, 거기에 과연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 거기에 큰
마음이 나올 수 있을까?

변화는 힘들 때 가능하다. 왜냐하며, 힘들다는 자체가 바로 내가 지어놓은 내
한계 근처에 왔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때가 기회이다. 힘들 때, 정신 바짝
차리고, 자신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그 상황이 정말 어떠한지, 거기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깨어서 면밀하게 관찰해보라. 아마도, 아주 기계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기계적인 프로그램 안에 변화란
있는가? 사랑이란 존재하는가? 그러므로, 그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마음을 한번
내어보라. 큰 마음을.. 그저 해보라. 변화에 이유와 조건은 필요치 않다. 그저
변화하겠다는 의지와 행동만이 있을 뿐..

▶ 자기자신으로 존재하는 시간(명상)을 가져라.

당신은 지금까지 되고 싶은 나, 피하고 싶은 나 등으로 얼마나 혼란스럽게
살고 있는가?
명상이란? 받아들임. 알아차림, 깨어있음, 도망가지 않고 함께 있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 일에 관하여

1. 관계를 통하여 함께 함.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합의된 규칙이 필요함.
구성원들의 뜻과 목적의 정합이 필요함.

2. 나와 너 안의 생명력을 꽃피워내라.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즉, 그 일에 임하는
나의 마음가짐, 태도가 중요하다.
자기가 맡은 일에 애정과 혼을 불어넣어보자. 즉, 그 일에 다른 어느누구도
아닌 나다움의 진실을 담아보라.

3. 당신은 지금 생존을 위해 사는가? 당신의 삶을 누리고 있는가?

겨우 연명하기 위해서 사는 것은 결국 생존에 대한 불안감에 기반한 삶이다.
여기서는 결국 안정에 대한 추구라는 동기에서 모든 행동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사상누각이다.

4. 순수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잃지 마라.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있다면,
뭔가 허전한데 그것을 채워줄 것을 찾고 싶다면, 한번 끝까지 가보라. 그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5. 생각에 빠져있을 때 창조란 없다. 왜냐하면, 머리를 굴려서 나온 생각이란
결국 과거의 산물일 뿐이므로..

6. 함께 일하는 법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더라도 후배사원에게 시켜보라. 그리고, 그 일을 통해 그
후배가 뭔가를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고, 그 후배를 키워보라. 그의 역할과
임무를 통해서 그의 생명력이 피워날 수 있도록 도와주라.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생활의 의미가 있다면?

가장 처절한 갈등, 고통, 보람(허위에 기반해 있지만)을 느낄 수 있는 직장생활을
통해 내가 발딛고 있는 이 현실(사람들의 의식수준, 자본주의의 본질)을 처절하게
느끼고 이해해보라. 만약 당신이 진정으로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게 된다면, 이
속에서 숨도 제대로 못쉬고 살아가는 동시대인에 대한 자비와 연민심이 올라올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보라..

8. 상황은 언제나 변화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언제나 마음이 거기에 따라 왔다갔다
하고 있다. (호들갑/조급한 마음).. 그러므로 언제나 현실에 대하여 정신 바짝차리고
깨어서 열려 있으라.


▶ 인간관계에 대하여

1. 앞에서 욕하라.

회사생활을 해보면, 왜그리고 남욕하는 사람이 많은가 하는 것에 놀라게 된다.
(소위 뒷다마 까기).. 그런, 비난 속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싹트고
이것이야말로 지금 세상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서로 죽이는 전쟁들과
본직적으로 같은 것이 아닌가? 만약 그가 진정으로 그를 위한다면 뒤에서가
아니라 앞에서 그에게 솔직한 자신의 말을 해줄 일이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상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때 내안에 빠져있던 나는 상대방의 세계를 통해
열릴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빨간 것이 좋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그렇다면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볼 때마다 이유없이 화가 날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뒤에서 욕을 할 것이다. 저사람은 참 이상하게 검은 옷을 입고 다닌다고...

하지만, 그가 진정 그를 위하고, 자기에게 솔직하다면 용기를 내어 다가가서
'너는 왜 검은 옷을 입니? 내가 생각하기에는 빨간게 좋은데?' 라고 물어볼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아.. 나는 빨간 것보다 검은 것을 더 좋아해'라고
할 때.. 나는.. ' 아.. 세상에는 검은 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서.. 빨간 관념에 묶여있는 자신이 검은 색에까지
마음을 열고 그의 세계가 넓어지게 되지는 않을까?

사실.. 관계속에서의 모든 갈등과 불화란 것은 본질적으로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옳고 너는 그르다는 생각... 그리고, 거기서 머물러 있기 때문에..흐르지
않고 열리지 않고, 안으로 곪고 있는 것..

그러므로.. 나는 제안해 본다. 정말 미운 사람, 또는 어떤 점이 있다면
솔직히 나아가 이야기를 해보라.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진정으로 그를 위하지
못함에 대하여 부끄러워하라고.. 그런 용기가 없음에 부끄러워 하라고..

실제로 진심으로 솔직하게 직면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앞에서는 기분 나쁠 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솔직하에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된다. 보통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 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솔직하게 자신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얘기해 주는 사람이 고맙지 않겠는가? 내면적으로는...

2. 모든 갈등과 불행의 근원

그것은 바로 자기자신을 고집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
알게된 지식, 나의 주장, 신념 등을 고집하는 한.. 그것과 다른 것을 만날때
갈등은 불가피하다.

즉, 자기 속에 빠져있을 때 (고집이 강할 때) 진정한 대화, 교류란 없다.

관계속에 답답함을 느낄때 우선, 자신이 어떤 의견/주장/지식을 고집하고
있지나 않은지를 살펴볼 일이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집착을 내리고,
모든 주의를 다 바쳐 상대방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귀를 기울여보라.

어쩌면, 상대방은 나의 조언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또는
아무런 이유없이 자신의 말에 동의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관계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집착하다가 얼마나 많은 뒷감당을 하는지..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조언을 하다가 된통 당한 적이 그렇게 많으면서도
자기 속에서 벗어나기를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분명히 가능한
일이다.

3. 상사/부모님께 신뢰받기

회사에서 아무리 자기가 잘났다고 해도.. 자신의 상사가 있다면 그의 자리를
만들어줘보라. 가령, 너무나 뻔한 내용이 있더라도, 슬그머니 상사에게로 가서
'이것은 어떻습니까? 어떻게 할까요?' 라고 한번 여쭈어보라.. 그저 그렇게
하는 것을 통해 상사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게 된다. 너무 사소한 것까지
귀찮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상사의 의견을 여쭙고, 상의하는 일을
통해서.. 간단하게 상사의 존재가치를 확인시켜줄 수 있다. 나아가, 그는
물어본 것 이상의 자신의 경험과 삶의 무게가 담긴 지혜를 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사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 보고의 의무.. 입장을 바꿔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보고하지 않으면..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마음가짐은 어떠한지... 모를 수밖에 없다. 사실, 관찰해보면.. 인사고과자,
결정권자로서의 상사는 대부분 외롭다. 아니, 외로울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먼저 다가가 대화를 하고 교류를 하라. 작은 것도 함께 의견을 나누며
헤쳐가는 것은 일의 성패를 떠나 인간적인 것인 아닌가 싶다.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대학만 들어가면 머리 좀 굵어졌다고 얼마나, 부모님의
의견을 무시하는가.. 나도 정말 많이 싸웠다. .. 그런데 지나고 보니..결국
내가 옳다는 주장에 의해 부모님의 마음을 얼마나 상하게 했던지..

사오십 평생.. 어쩌면 여러분의 부모님은 한번도 당신의 존재가치와 삶의 족적을
인정받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어찌되었건 부모님의
부양과 따뜻한 보살핌 덕택에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기회가 되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한번 말씀드려보라. '부모님.. 그동안 제가 참 많이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죠.. 하지만, 당신의 희생과 수고 덕택에 제가 여기 까지
온 것 같아요.. 한번도 이런 말씀을 못드린 것 같네요.. 부모님 감사합니다.
당신의 한평생은 제가 여기까지 온 것 만으로도 가치있는 것이었어요..'라고..

좀 쑥스럽고 어색하지만.. 한번이라도 진심으로 부모님께 이런 말을 할 수있다면
아마.. 관계는 많이 바뀔 것이다.

<이상.>
List of Articles
56 Re..오랫만 ..영수님 이하영 2001-11-27 9276
» [후기] 연세대 강연록 (01년 11월) 정의엽 2001-11-26 10252
54 행복한 만남 조남철 2001-11-26 9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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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Re..내일이면 뵐 수 있겠네요 정의엽 2001-11-23 9831
51 내일이면 뵐 수 있겠네요 오주형 2001-11-23 9773
50 Re..참..좋네요 김영수 2001-11-23 9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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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양 동일 님! 이종옥 2001-11-21 9663
47 언니 방가워요... 안홍경 2001-11-21 10024
46 참..좋네요 이하영 2001-11-21 9912
45 Re..^^ 조남철 2001-11-20 9580
44 ^^ 양동일 2001-11-20 9423
43 [알림] 프리챌의 '해피타오 아카데미' 커뮤니티에 관하여 정의엽 2001-11-19 9311
42 해피타오 가족모임이 있습니다.(11/24) 정의엽 2001-11-19 9664
41 Re. 한바다 선생님께서도 보신답니다 임진웅 2001-11-18 9853
40 달마야 놀자 조남철 2001-11-18 9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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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한바다 님의 글을 읽고(새로운 회원 입니다.) 김유미 2001-11-17 11287
37 김유미 2001-11-17 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