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랑의 시간은 길기만 하고, 또 길은 멀기만 합니다.
태양이 온 누리에 첫 빛살을 던지며 하루의 운행을 시작하는 바로 그때, 나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황량한 우주의 들판을 가로질러 나의 여정을 이어 갔습니다. 수많은 별과 행성에 내 발자취를 남기며.
가까이, 더욱 가까이 님께 다가가기 위해서는 멀리, 아주 멀리 길을 돌아가야 합니다. 극도로 간명한 곡조에 이르는 여정이 어찌 이처럼 엄청나게 복잡한 것일까요!
나그네가 자기 집에 이르기 위해서는 낯선 사람들의 집마다 찾아가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 안쪽 아주 내밀한 곳에 있는 성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모든 바깥세상을 헤매고 다녀야 합니다.
나의 두 눈은 저 멀리 드넓은 곳 여기저기를 방황했습니다. 마침내 나는 두 눈을 감고 이렇게 말합니다. 「님께서 바로 여기에 계시는군요.」
「오, 어디에 계신가요」라는 물음과 외침이 녹아 천 줄기 눈물이 되고, 이 눈물을 다시 「절대자」가 계심에 대한 확신의 물결, 도도히 넘쳐 흐르는 확신의 물결로 바뀌어 온 세상을 뒤덮습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기탄잘리』 중에서...
요즘 기탄잘리 읽고 있는데 참 좋아요.. 아름답습니다..^^
이런 사진도 있어요. 그런데 어느 각도로 보나 큰 차이가 없네요..
타고르님에 관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타고르 하면 우리에겐 일제시대 때 한국인들을 위한 '동방의 등불' 이란 시가 교과서 등을 통해서 전해지는데요.. 사실 한국인을 위해 써준 글은 딸랑 4줄이 전부라고 해요. 나머지는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의 35번째 시에서 발췌하여 덧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동포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선한 의도가 있었겠지만요.. 아래는 타고르가 일제 강점기 때 한국인들에게 선사한 시 전문입니다. 타고르님과 또 동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려고 애를 많이 써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동방의 등불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될지니.
정말 겉모습보고 판단하지 말아야겠어요.
이렇게 생기신 분에게서 저런 감성이 나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