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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의미

조회 수 22634 추천 수 0 2012.08.08 19:21:48

예전에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저)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유태인 강제수용소에서 겪었던 실제 이야기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감동적이라고 느꼈던 부분이 있어 공유해봅니다.



시련의 의미 

(p.122)


적극적인 삶은 인간에게 창조적인 일을 통해 가치를 실현할 기회를 주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반면에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극적인 삶은 인간에게 아룸다움과 예술, 혹은 자연을 체험함으로써 충족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창조와 즐거움 두 가지가 거의 메랄라 있는 삶에도, 외부적인 힘에 의해 오로지 존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지고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삶에도 목적은 있다. 물론 그에게는 창조적인 삶과 향락적인 삶도 모두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창조와 즐거움만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곳에 삶의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시련이 주는 의미일 것이다. 시련은 운명과 죽음처럼 우리 삶의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다.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다.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 다시 말해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 - 심지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 를 제공한다.

그 삶이 용감하고, 품위 있고, 헌신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이와는 반대로 자기 보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고 동물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힘든 상황이 선물로 주는 도덕적 가치를 획득할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권이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 그리고 이 결정은 그가 자신의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드느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실제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이 그렇게 지고한 도덕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감자 중에서 아주 적은 사람만이 충만한 내면의 자유를 지키고, 시련을 견딤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얻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의 예만으로도 인간이 지닌 내면의 힘이 외형적인 운명을 초월해 그 자신의 존재를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비단 강제수용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처에서 인간은 운명과 그리고 시련을 통해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와 만나게 된다.


병든 사람의 경우, 특히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언젠가 병에 걸린 한 젊은이로부터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편지에서 젊은이는 친구에게 방금 자기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수술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그 젊은이는 언제가 자기가 본 영화 이야기를 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아주 용감하고 품위 있게 죽음을 기다리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 영화였는데, 그 영화를 보면서 죽음을 그렇게 의연하게 맞는 것이 인간으로서 참 위대한 성취였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썼다.

이제 운명이 자기에게 그와 똑같은 기회를 주었다고.


영화 <부활> - 톨스토이의 소설을 각색한 - 을 본 사람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거기에는 위대한 운명과 위대한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우리에게는 그런 위대한 운명이 다가오지 않았었다. 그런 위대함을 성취할 만한 기회도 없었다.


영화가 끝난 후, 우리는 근처의 카페로 갔다. 커피 한 잔에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우리는 머리를 잠깐 스치고 지나갔던 그 기이하게 형이상학적인 생각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그렇게 위대한 운명과 직접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그와 똑같은 영적인 위대함을 가지고 그것과 만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을 바로 그때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내렸던 젊은 시절의 결의를 잊어버렸으며, 그래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아마 우리 중 몇몇은 그 후 그때 우리가 보았던 똑같은 영화를 다시 보았거나 아니면 그와 비슷한 영화를 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영화를 보는 내면의 눈에 또 다른 영상이 동시에 펼쳐졌을 것이다. 자신의 행동을 통해 감상적인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 주었던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말이다.


그런 영화를 보면서 영혼의 위대함을 보여 주었던 어떤 사람을 떠올릴 수도 있다. 강제수용소에서 내가 직접 그 죽음을 목격했던 한 젊은 여자처럼 말이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이야기할 것이 너무 없어서 마치 내가 지어낸 것 같이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이 젊은 여자는 자기가 며칠 안에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ㅇ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녀는 아주 명랑했다.


"나는 운명이 나에게 이렇게 엄청난 타격을 가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그 전에 나는 제멋대로였고, 정신적인 성취 같은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녀는 창밖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 있는 이 나무가 내 외로움을 달래 주는 유일한 친구랍니다."


창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밤나무 가지 한 개와 그 위에 피어 있는 꽃 두 송이였다.


"저는 저 나무와 자주 이야기를 나눈답니다."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한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헛소리를 하는 것일까? 환각에 빠졌나? 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나무가 대답을 하는지 물었다.


"물론이지요."


나무가 그녀에게 뭐라고 대답했을까? 그녀는 말했다.


"나무가 이렇게 대답해요. 내가 여기 있단다. 내가 여기 있단다. 나는 생명이야. 영원한 생명이야."


우리는 앞에서 수감자의 내면적 자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심리적, 육체적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감자의 자유의사에 따른 결정에 있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수감자들을 심리학적으로 관찰해 보면 내면세계가 간직하고 있는 도덕적, 정신적 자아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둔 사람이 결국 수용소의 타락한 권력의 희생자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무엇이 '내적 소유'를 이룰 수 있으며 또 이루어야만 하는 것일까?


profile

[레벨:5]해피타이거

August 08, 2012
*.63.134.99

박태성님 안녕하세요^^ 타이핑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잘 읽었습니다^^

흠.. 나치의 유태인 박해에 관한 사실은 정말 가슴이 찢어지도록 통탄할만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엄청난 시련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생명의 위대함에 절로 고객가 숙여집니다.

언젠가 "인간은 행복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라고 한바다 선생님께서 얘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이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그렇구나.. 필요하면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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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수냐

August 08, 2012
*.192.23.81

예전에 책을 사서 읽다가 그만 두었는데 .....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더위속에서 읽으면 싸아~해지면서 읽겠군요.

자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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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클림

August 08, 2012
*.16.128.123

마지막 글...다가와요.

"수감자들을 심리학적으로 관찰해 보면 내면세계가 간직하고 있는

도덕적, 정신적 자아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둔 사람이 결국

수용소의 타락한 권력의 희생자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지구라는 배움터를 수용소로 꾸미고,

부처가 말한 고(苦)를 이 글의 시련으로 본다면,

자신의 내면세계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시련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으면서요.

 

저도 안톱 체홉이나 엘리위젤류의 글들을 좋아합니다.

생각을 되새겨볼 수 있는 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클림 트윈스타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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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박태성

August 09, 2012
*.137.17.147

안톱 체흡, 엘리위젤이 누구인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엘리위젤의 흑야는 꼭 읽어보고 싶네요.

profile

[레벨:1]박태성

August 09, 2012
*.226.212.125

신이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든 이러한 현상들은 저에게 참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글 재주가 없어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이 세상도 산다는 것도 이 모든 것들도 그렇게 나쁘진않은 것 같아요

밤나무 한가지와 꽃 세송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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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자유로움

August 10, 2012
*.37.125.213

시련이라...그렇군요. 결국은 무엇이든 그걸 대하는 사람의 태도가 좌우하는거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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