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새벽, 비 오는 줄 모르고 산에를 오르는데, 우산도 없이..
6시 20분경 약간 어두워지며 빗방울이 떨어진다.
갑자기 비구름이 덮이고 깜깜해지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등산객 모두 쉼터(원두막 같은)에 다 모였다, 잠깐 소나기비를 피하고자..
물끄러미 내리는 빗물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참 오랜만에 온전히 비를 바라볼 수 있었다.
우산이 없다는것도, 옷에 비가 젖을 거라는 생각도 없이
올핸 유난히 덥고 늦장마가 길어 걱정속에서만 바라보던 비였으니..
빗 속에서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느껴졌다.
비가 곧 그치려나, 하늘저너머에서 먹구름이 몰려온다.
아무래도 비를 맞으며 내려가야 될까보다..하며 조금 아쉬웠다.
아님 빗속을 가르고 약수터까지라도 물을 가지러갈까,
그런데, 그 순간!! 빗물이 내게 빛으로 다가오며~~~~
장 때문에 맛 있는 물을 찾았던 나..
아직도 좋은물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지 못한 나에게..
빗물이 내게 속삭인다..
수돗물, 약수, 생수, 강물 등 다 빗물이었노라고...
산이 그냥 산이듯이 물은 그냥 물인것을...
난 빗물에게 미안해서, 미소로 답하고, 비를 맞으며 빈 물병을 지고
집에와서 수돗물로 보리차를 끌여 마시는데 그야말로 꿀맛이었으니~~..
일상의 소소함에서 알아차리고 깨치고....
누님의 섬세한 깨어남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