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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지을 수 없는 존재

수정 삭제 조회 수 3676 추천 수 0 2003.10.25 10:22:00
한바다 *.108.209.55
시월 중순에 또 지리산을 찾았다. 열흘동안의 해피타오의 고급과정인
보디하모니 세션을 진행하기 위한 자리였다. 가을이라 사람들의 발자취가
뜸해진 피아골의 산장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 적막감속에는 바쁜 세속은 물련이려니와 한여름 관광객들이 많았을 때에는
감지하기 힘든 소중한 무엇인가가 흐르고 있다. 시냇물 소리에 마음 가라앉히고
있으면 그 동안의 세속적 생활이 무의미해지고 마음을 온갖 때들이 스러진다.
가만히 귀기울여보면 분명 감지할 수 있는 그 힘은 곧 산이 갖고 있는 기운이다.
대지와 나무 풀들 그리고 산이 함께 어울려 빚어내는 생명의 장엄함이 그 기운을
타고 흘러나온다. 아무래도 지리산은 인적이 끊어진 가을에 가야 제맛이 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시간의식이 사라진 곳에서 그렇게 흘러갔다. 참석한 분들 중에 건강이
여의치 않은 분이 있었서 과정은 정확하게 애당초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는 못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마음의 깊은 이치와 생명에너지의
위대한 작용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기도 했다.
마음이 몸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 마음과 몸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하진. 마음을 다스리줄 아는 이는
이 삶을 성공적이고 풍요롭게 가꾸어나갈 수 있다.

끝마침을 이틀 앞두고 마지막 밤은 클라이막스였다. 병의 근원은
진정한 내적 생명의 풍요로부터 단절로부터 오는 것이다. 우리의
내적 자아는 언제나 풍요로우며 행복이 저절로 솟아나는 자리이다.
만일 우리의 마음이 그 자리를 알고 그것과 하나가 되어 그 샘물을
마시고 그 샘물로 마음의 때를 씻어버린다면
모든 병과 가난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그 풍요로부터 단절되어 가난과 결핍 속에서 살아가게
될까? 그것은 부정과 거부, 저항과 긴장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삶을 부정하고
자신을 부정하고 나아가 타인을 부정한다. 우리는 바깥 것만 보다가
자신 내부의 생명에서 올라오는 부유함을 잊어버린 것이다.
일단 그 생각속에 갇히면 그 생각은 강력한 틀로 작용하고 마음은
습관적으로 그 틀속에서 세상을 투여하게 된다. 바로 강력하게
형성된 그 생각의 에너지는 깊은 느낌으로 되어 내적 풍요로부터
스스로를 단절시키게 되는 것이다.

만족과 긍정 포용 진정한 감탄과 감동---베풀라. 순간 순간이
기회이다.

마니푸라 치유(비장과 위장)

깊은 내적 치유가 일어나면서 깊은 명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자 기운이 풀어지면서 절로 너그럽고 자비롭고 풍요로운
마음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그러나 잊어버리고 있었던 사랑의 대하였다.
한동안 강물과 같은 맑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자 마지막 순간에는 오랫동안 생명의 통로를 막고 있었던
것이 정체가 드러나며 밖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다음날은 머리가 좀 아팠고 눈도 시렸다.
함께 남해로 가기로 했다.
남해에 가서 우연히 충무공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신 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사당으로 들어가는 길은
아래에서부터 가지가 너다섯개씩 벌어지는 특이한 소나무들이
충신을 모시고 있었다.

그 옛날 공께서 물밀듯 쏟아져들어오는 왜군들의 배를 보며
시름에 잠겼을 첨망대에 올라가서 공의 마음을 느껴보았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쟁-
온갖 불안과 두려움을 굳게 뒤디고 의연히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 뒤에는 공의 충성스러움 외에도 마음을 다스리고
하늘의 이치에 통한 도인적 지혜가 큰 자리를 차지하였으리라.
그곳에는 공의 마음과 기상이 여전히 서려있음이었다.
바로 몇미터 밖의 소란스러움이 이곳의 기운과 뚜렷이
대조된다. 머리 아픈 다 가시고 마음은 다시 평화를 되찾는다.

바다에 갔다 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벌써 밤이 되었다.
나는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섬진강을 지나 피아골로 들어서는 입구에 올라오는 순간
문득 그것이 찾아왔다.

차와 그 속에 탄 우리와 그리고 길이 그대로 하나였다.
길은 영원으로 향해 가는 평화의 강물처럼 보였다.
어머니 품처럼 푸근한 어둠. 산은 장엄하게 미소지으며 우리를 감싸며
다가온다. 길 옆의 나무들은 빛속에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뒷걸음친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모든게 대평화의 바다속에 떠 있다.
평화는 개성을 넘어선 곳에서 그리고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살아서 흐르고 있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어준다

운전을 하던 대자행님이 사부님과 하나 길과 하나....
라는 말을 할 때 나는 내가 오랫동안 그토록 내가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해낼 수 있었다.
아 이것이다!

.............

우리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선조들이 도 속에 살다 갔던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기와집 초가집 정원 음식 그리고
빨래하고 물깃는 것 길쌈짜는 곳 그 속에는 도가 담겨있다.
이름없는 조선의 한 도공이 무심 속에서 빗어낸 이조 백자
그 중에 하나가 일본인에게 발견되어 일본 보물의 제1호인가
2호인가가 되어 있다.

우리는 그런 가치를 잊어버렸다. 우리가 물질을 추구하다가
잊어버린 것은 바로 우리자신이었다. 혼이 빠져버린 것이다.

우리가 되찾아야 할 새로운 시대의 가치 그것은
곧 도이다. 타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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