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황사가 아주 심할 때였다. 하필 감기까지 걸려 정신이 몽롱할
때가 많았다. 그 때 나는 방안에 누어서 생각에 잠겼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가 사는 계룡산 주위에 밝은 기운이 가득했는데 이젠
봄이 되어도 생명의 기운을 느끼기 힘들구나! 안타까움과 함께
스스로 무감각해진 자신을 발견하였다. 예전의 그 봄이 아니었다.
황사의 침범이 대지에서 솟아오르는 그 생명의 감동을 막고 있는
것이다. 가슴에는 아무런 감동도 기쁨도 느끼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그 순간 나는 텔레비전 옆에 놓아둔 식물을 보았다. 전자파에의 고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싱싱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저 식물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순간 식물에게서 밝은 기운이 무럭무럭 피어나 커지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새 식물의 기운은 내 가슴속까지 쑤욱 스며들었다.
식물은 내게 엄청난 사랑을 보내주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식물에게
새빛넝쿨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식물은 어마어마한 사랑으로 병든
가슴을 치유해주고 있었다. 자연은 언제나 우리의 어머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