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우리는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았습니다.
그대들의 뜨거운 열정의 덕분으로
이 무더운 여름의 격정과 가슴벌떡임과 흥분의 도가니를 거쳐
그대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생명의 기운을 다 불어넣어 마침내
8강의 신화로 우리에게 한국인이 된 기쁨을 선물하여 주었고
그리고 마침내 그 생명이 다 소진하여 죽음의 문턱까지 갔더랬습니다.
호흡이 멎고 더 이상 가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순간까지 너머
마지막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면서까지 조국에게 4강의 영광을 안겨주고자
사투하였습니다
전후반이 그렇게 지나가고 연장전까지 끝났을 때 당신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기운이 소진되고 모든 의식이 꺼지고 시간도 공간도
사라진 고요의 중심에서 발이 절로 나가고 공이 절로 굴러
다섯 송이 황금빛 연꽃을 이루었습니다.

득신의 경지에서 무위의 축구가 일어나니 이는 세계에 축복의 문을
여는 순간이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리니 우리에게 당신들은 생애 최고의 순간을 선물하셨습니다
당신들은 최고의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우리에게 선물해주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더군다나 한의 도시 슬픔의 도시였던 광주를
감격과 승리의 도시로 바꾸었으니
광주에게 크나큰 축복을 선사한 것입니다

아 말로 다할 수 없는 수많은 공덕으로
그대들은 영원히 한국인의 가슴에 기억될 것입니다

세계의 모든 행복과 기쁨과 영광이 영원히 당신들에게
함께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