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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Don't Know

조회 수 4623 추천 수 0 2013.10.12 19:58:27

Only Don't Know 모른다는 마음

 

우리는 어떤 대상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판단을 합니다. 마음속으로 이것은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아름답다, 추하다 식으로 단정 짓는 것입니다. 많은 판단들은 무의식적이고 순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그러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내가 이 사람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자각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단순한 인식의 차이가 놀라운 삶의 변화를 가져 옵니다.

 

물론 어떤 것은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아름다울 수도 있고 추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입장과 가치관에 따라서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옳을 수 있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틀릴 수 있습니다. 나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최악이 될 수 있습니다. 나에게는 좋은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안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판단이 지닌 이러한 한계성과 변화가능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난 판단만이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그 판단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의 삶은 있는 그대로 흐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 판단은 자신을 판단의 좁은 울타리 속에 가둬놓고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될 것입니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이 판단을 통해 분별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그 분별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가로 막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판단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마음으로 연결할 있는 지혜가 열리게 됩니다. 세상을 좀 더 새로운 관점과 다양성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시각은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우리가 외부의 대상을 인식하고 과정은 몇 개의 과정을 통해 이뤄집니다. 먼저 오감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지각합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체감각이 일종의 외부정보를 인식하는 수용체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오감을 통해 인식한 정보는 우리 마음에서 느낌을 촉발합니다. 크게 좋거나 혐오스럽거나 아니면 그 중간의 느낌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마음은 그 느낌에 기인한 이름을 붙입니다. 이것이 좋은 이유는 혹은 나쁜 이유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느낌에 달라붙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생각을 인식하고 대상을 안다고 하는 판단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몰입의 전문가인 칙센트 미하이에 의하면 이렇게 일어나는 판단이 실지로는 외부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보통 초당 200만 비트의 정보고 주어진다면 앞에서 소개한 일련의 정보처리 (필터링) 과정에 의해서 단지 134 비트만이 우리의 인식권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판단은 대상에 대해서 극히 일부분만을 이해할 수 있고 또 그 이해도 정확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인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통 대상에 대해서 "안다"라는 마음이 작용하여 그 분별을 더 강화시킵니다. 마음속에서 판단이 일어났을 때 그 판단을 의심하고 판단이 일어나기 이전의 상태로 마음을 환원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판단이 올바르다는 느낌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마음을 좀 더 깊이 있게 관찰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대부분 그러한 분별은 단지 내 마음속의 생각이 만들어 내고 있는 허상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본질에 대해서는 실지로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우가 길을 가다가 매우 목마른 상태에서 우연히 길가의 포도나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포도를 따먹으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포도가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여우는 한참을 위로 뛰오르려 발버둥 쳤으나 결국 그 포도를 따먹지 못하게 됐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가던 길을 다시 가며 여우는 말합니다.

“ 분명 저 포도는 매우 실꺼야!”

 

우리는 삶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여우와 같은 우를 범하곤 합니다. 자기의 경험과 생각의 틀, 그리고 이해관계의 범위 안에서만 판단하는 것입니다. 때로 그 판단이 옳고 유용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그 판단은 오히려 대상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데 장애가 될 뿐입니다. 이것을 분명히 자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힘이 키울 수 있습니다. 그 바탕에서 대상을 진정으로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길러질 것입니다.

 

많은 깨달은 스승들은 판단하지 않는 마음, 혹은 "나는 모른다"는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그것은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좌충우돌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우리의 불안한 마음을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마주쳤는데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가는 후배를 보고, “나를 무시했다”라는 판단이 들어 그 후배에게 화를 낼 수도 있지만, 그 후배가 뭔가 중요한 일에 마음이 홀려 자신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먼저 다가가 그 후배에게 상냥한 인사를 건낼 수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관계의 갈등을 가져오지만, 후자는 갈등이 올 수 있는 상황에서 더 나은 관계의 문을 열어줍니다. 우리는 매일 일상에서 이런 크고 작은 판단에 의한 오해와 갈등을 경험합니다. 이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판단을 내려놓고 드러나지 않는 진실에 마음의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모른다”는 마음은 오히려 진실에 가까운 마음이기도 합니다. 내 마음에서 일어난 판단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판단의 충동대로 행동하기 보다는 잠시 멈춰서 그 판단의 진위를 스스로 파악해 보는 것입니다. 정말 내 생각이 옳은 것인가? 혹은 다른 가능성은 없는가?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라면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까?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정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들은 맹목적인 판단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우리를 가이드 해줄 것입니다.

 

비판단의 마음을 올곧게 유지할 때, 우리는 허상에서 벗어나 진실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진실은 때론 우리를 고통스럽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은 진실에 기반 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언가를 진정으로 배울 수 있게 됩니다. 그 배움을 통해 우리의 삶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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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창화

October 16, 2013
*.223.32.185

오직 모를 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의 무지함)을 알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고맙습니다 일여님
profile

[레벨:8]일여

October 17, 2013
*.81.136.209

감사합니다. 창화님~ 사부님의 소중한 법문, 덕분에 많은 도움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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