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otion Controler Right Corner
Promotion Bottom Right Corner
96

대화중에 일어나는 오해와 착각

조회 수 5011 추천 수 0 2012.08.17 12:12:53

오해와 착각


대화를 협력적으로 이끄는데 또 다른 큰 장애요인은 서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곤 한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상대방을 오해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들어보지도 않고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상대방의 의도를 물어보지도 않고 그 의도를 이미 알고 있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것만이 진실이라고 가정한 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고 단죄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좀 더 깊이 살펴볼 수 있고, 상대방에 대해서 좀 더 여유를 갖고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면, 자신의 생각은 그저 착각에 불과하였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착각한 것을 마치 불변의 진리인 양 판단한 자기의 태도가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다고 단죄한 자신의 성급함이 오히려 문제를 고착시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기 마음에서 일어난 분노와 불안과 두려움과 실망감이 사실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허상에서 비롯되었음을 통찰하게 된다.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특히 소통에 관한 문제와 관계의 불화를 해결하는 단초도 우선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깨닫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시작될 수 있다. 내 마음속에 상대방이 문제의 원인이고 그래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자신의 관점을 집착하고 내려놓지 못한다면 문제를 점점 더 해결하기 어렵게 된다. 단기적인 처방을 통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그 순간의 문제와 위기 상황은 벗어난 것처럼 보일지라도, 보다 깊은 차원으로 문제는 숨어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문제는 삶의 다양한 상황과 관계의 역동 속에서 더 깊고 더 해결하기 어렵고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문제로 커지게 된다.


한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 아이가 공중에서 비행중인 비행기의 문을 열려고 하자, 이를 알아차린 승객이 기겁을 하고 아이를 잡아챘습니다. 그리고 소란을 피우며 아이의 부모를 기내에서 찾았습니다. 다른 승객들은 동요하고, 아이는 겁먹은 채 막무가내로 화가 난 승객에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드라마틱하게도 그 항공사의 기장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작년에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를 여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승객의 사건경위를 듣고 이 기장은 화가 나서 아이의 엉덩이를 찰싹하고 때렸습니다. 아이는 울먹이며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화만 낸다고 하며, 자신이 억울하다는 뉘앙스로 반항을 합니다. 아빠는 그러나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위험한 장난을 한 아이를 계속해서 때리고 다그쳤습니다. 그 소란 중에 아이가 들고 있던 조그만 상자가 쏟아지며 그 안에 내용물이 떨어졌습니다. 그 안에는 아이가 정성스럽게 손으로 만든 엽서와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의 죽은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였습니다. 아이는 울먹이며 자신이 한 행동의 동기를 이야기 합니다. 사실은 죽은 엄마가 받아볼 수도 없는 편지를 쓴다고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바보라고 놀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엄마가 하늘나라에 계시니까 편지를 하늘에서 뿌리면 엄마가 받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기 친구들에게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은 아버지는 크게 후회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아이의 진실을 이해하게 되고 아이에게 사과하고 모든 승객과 아들의 진실을 따뜻하게 공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수 있는 이야기겠지만 이러한 상황은 실상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아이가 비행기의 문을 여는 행동 하나로 우리는 아이의 의도를 의심했다. 아이가 무슨 의도와 생각으로 그러한 일을 하려고 했는지 호기심을 갖지 않는다. 단지 그 행동을 통해 자기 내면에서 일어난 일, 즉 만약 사고가 나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 일으킨 두려움과 불안에 만 사로잡힌다. 그리고 아이의 행동을 교정해주기 않으면 안 된다는 또 다른 생각에 의해 아이에게 혼을 내고 주의를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반성해서 그러한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못을 박으려하는 것이다. 나는 분명 선한 의도에서 아이에게 충고를 하고, 혼을 내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나의 순수한 분노는 착각을 통해서 일어난 것이었다. 그것은 일어난 실질적인 상황과 그 아이의 내면의 진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물론 아이의 돌출적인 행동이 자극이 돼서 내 안에 있던 불안과 분노가 올라온 것이지만, 만약 내가 아이의 진짜 의도를 알고 있었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됐을까?


우리 마음이 지어내는 스토리는 진실이 아니다. 그것은 진실을 해석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지 못하고 만약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스토리를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그리고 더 나아가서 유일한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누구와도 소통을 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기의 스토리를 객관적 견해로서 받아들일 수 있고, 이 스토리와는 또 다른 스토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 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진실과 만나게 되고, 이 진실을 자신의 진실과 연결시켜서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자신의 개체성을 벗어난 보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참된 소통의 방식인 것이다.    






profile

[레벨:5]해피타이거

August 17, 2012
*.63.134.99

공감합니다.

강의나 설명을 들을 때는 참 쉬운 것 같지만,

막상 일상으로 돌아와 지내다 보면 너무나 자주 또 너무나 많이 범하게 되는 실수들..

내 안에 어떤 큰 틀이 있고, 여전히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

이 넘의 업장은 그 뜨거운 무더위 속에서도 녹지 않고 잘도 버티고 있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이런 정보를 접하고 어떤 노력들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언젠가 자유로워질 거라는 희망..

profile

[레벨:8]일여

August 19, 2012
*.32.86.149

^^ 관계성에서 깨어있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서 내면에 올라오는 한 생각, 느낌, 감정들이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끊임없이 왜곡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고 에고는 꽤 효과적으로 우리를 설득하죠...

그런데 그런 에고를 관하는 것도 익숙해 지면 참 흥미로운 일이됩니다. 

나의 업장을 깨닿고 에고의 유혹과 설득에 속아 넘어가고, 그것을 나중에 깨닿고 후회하고, 자책하고, 

회광반조해서 원래의 사랑의 관점으로 돌아오고...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는 

조금씩 조금씩 더 자유롭게 됩니다. 나를 가둬놓은 것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다는 단순한 진리가 

명료해지면서 ... ^^ 

타이거님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면서 숨어있던 매력이 솔솔 드러나기 시작하는 듯 합니다. 

당신의 진솔함과 하심을 진정 사랑합니다. ㅎㅎㅎ 

profile

[레벨:3]금강

August 18, 2012
*.226.220.43

안녕하세요 일여님! 공감또공감합나다 지금은많이나아졌지만 우리집애와 그런일왕왕있었죠. 소통,인간관계에 중요부분인데 간과하는경우가많지요. 더운데수고많으시네요, 어제는 샤워기꼭지를뜰면서 물줄기를지긋이바라보는데 갑자기 일여님이보이서더라구요 일여님은 물, 계곡, 강 이런거와 어떤인연이깊으신지~ ~ㅋㅋ
profile

[레벨:8]일여

August 19, 2012
*.32.86.149

계곡과 강은 아니더라도 무더위에 매일 쌍둥이 아기들과 욕탕에서 살고 있습니다.

금강님의 혜안이 놀랍습니다. ㅋㅋ

좋은 글 감사하면서 잘 읽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profile

[레벨:3]금강

August 19, 2012
*.63.134.99

그러셨군요,,,올핸 유난히 더워서 더 힘드시겠네요..

난 하나도 어릴때 물놀이, 목욕시키는거 힘들었어요..

즐거움으로 생각하면 한없이 즐거운일이기도 하겠죠..

 

옛부터 무량대복이라하지 않았나요..

물없이는 하루도 못살죠.. 산소와 같이..

물친남 일여님 얼릉 대박 나시길...

 

일여님의 좋은글도 멋진내용 잘 읽고 있답니다..

쌍둥이를 포함한 가족모두 사랑합니당...

 

 

 

 

 

profile

[레벨:8]일여

August 22, 2012
*.32.86.149

금강님의 축복이 제 안에 꽃비처럼 내리고 있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당..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 화 - 내 안의 숨겨진 생각을 발견할 수 있는... [3] [레벨:8]일여 2012-11-01 5615
55 사랑 받기 위한 가면들 [6] [레벨:8]일여 2012-10-24 5364
54 내면의 적 3 _ 무감각 [레벨:8]일여 2012-10-16 4998
53 내면의 적_2 안전지대 [레벨:8]일여 2012-10-13 5007
52 내면의 적 _1 미련과 기대 [레벨:8]일여 2012-10-13 4822
51 가능성의 꽃 [레벨:8]일여 2012-10-08 4963
50 새로운 가능성의 선택 [2] [레벨:8]일여 2012-10-03 5326
49 잠들어 있는 의식 [레벨:8]일여 2012-10-03 4966
48 변화에 저항하는 마음 [2] [레벨:8]일여 2012-09-24 5135
47 선택 -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는 힘 [레벨:8]일여 2012-09-18 4450
46 겸허함 - 배움의 가능성을 여는 힘 [4] [레벨:8]일여 2012-09-18 5407
45 용기- 도전할 수 있는 힘 [2] [레벨:8]일여 2012-09-10 4954
44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사는 지혜 - 삶의 시크릿 [4] [레벨:8]일여 2012-09-04 5026
43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2] [레벨:8]일여 2012-09-04 5468
42 판단에서 벗어나기 [3] [레벨:8]일여 2012-09-03 4582
41 이중구속 [4] [레벨:8]일여 2012-08-28 4759
40 기대와 저항은 관계의 고통을 영원속에 가둔다. [1] [레벨:8]일여 2012-08-26 4859
39 소통의 위기 [3] [레벨:8]일여 2012-08-22 4702
38 생명의 언어 [2] [레벨:8]일여 2012-08-22 4768
» 대화중에 일어나는 오해와 착각 [6] [레벨:8]일여 2012-08-17 5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