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otion Controler Right Corner
Promotion Bottom Right Corner
96

이중구속

조회 수 4759 추천 수 0 2012.08.28 22:09:40

이중구속


자신의 내면의 문제를 정확하게 직면하여 치유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그 문제는 나의 관계로 전이된다. 즉, 나의 관계가 고통스럽게 변화되는 것이다. 특히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자신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관계로 떨어진다. 나의 문제를 상대방에게 투사하며 상대방의 결점과 문제점만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자신의 뜻에 맞게 고치는 과정을 통해서 관계는 진흙탕 속의 싸움으로 변질되버린다. 이것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원하든 원하지 않던 이러한 관계의 문제는 자녀에게 심리적으로 유전되어 자녀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부모의 사랑을 통해 생명을 부여받고 세상에 태어난다. 나의 근원은 부모님의 사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머니의 자애롭고 따뜻하며 모든 것을 수용해줄 것 같은 편안한 사랑이 필요하다. 동시에 엄격하고 믿음직스러우며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아버지의 신뢰있는 사랑도 필요하다. 만약 둘의 균형이 깨어지면 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자아의 정체성도 갈라지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는 어머니의 모습과 아버지의 모습이 서로 충돌하며 싸우게 된다. 자녀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좀 더 전체적인 안목을 갖고 삶과 자신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개인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모든 문제는 가족의 문제다. 가족체계에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는 가족 중 가장 약한 고리인 한 사람을 통해서 드러난다. 마치 몸의 균형이 깨지면 몸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병이라는 증상으로 표현되듯이 가족체계의 문제가 한 개인의 문제되는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어떤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치유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가족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은 나의 마음속에 살아있다. 가족에 대한 경험과 인식과 가치와 규칙들이 나의 내면에서 강한 목소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 내에서 해결되지 않은 감정적 문제들이 반복되는 삶의 과정을 통해서 삶의 문제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을 상담하다보면 이런 심리적인 문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심각하게 그들의 삶 전반에 걸쳐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친구들과 갈등이 많은 아이들을 보면 심리적 자존감이 대체적으로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자존감이란 것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정신적인 힘이다. 자신을 수용할 수 없으니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수용하기가 어렵게 된다.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인간이고, 불완전함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서로가 부딪치며 성장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속 기대와 이미지 속에서 투사한 모습과 친구들의 반응이 일치되지 않았을 때 심한 심리적 저항감을 느낀다. 그 저항감은 짜증과 불쾌감과 분노로 표현된다. 그리고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아이들은 이 부정적 감정을 다른 친구들에게 투사하며 지속적인 불화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심리적 불안정은 학습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기대대로 자신이 선택한 수업이나 학습이 방향이 전개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저항하며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다. 에너지는 많은데 그 에너지를 저항하는데 다 써버리게 때문에 실질적으로 공부에 집중해야 할 때는 에너지가 떨어져 학습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모습에 또 좌절하게 되고 그 좌절된 감정을 자신에게 가장 만만한 대상에서 쏟아 붙게 된다. 그 대상은 자기보다 약한 아이, 부모 중 한사람, 심지어 애완견이나 식물이 될 수도 있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불안정 할 때, 부모는 아이들의 이러한 패턴을 지혜롭게 받아주고 합리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부모는 아이들의 부정적인 패턴에 기름을 붓는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별일도 아닌데 짜증을 내고, 감정을 폭발하면 그러한 태도에 겁을 먹는다. 그리고 내가 직접 개입해서 태도를 고쳐주지 않으면 아이의 미래에 심각한 장애가 생길거란 두려움과 불안이 생겨난다. 그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대처방식으로 아이들에게 훈계하고 충고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나서도 잘 고쳐지지 않으면 협박하거나 매를 들게 된다. 대게의 경우 부모의 이러한 훈육태도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아이들은 더 심하게 반항하거나, 부모 앞에서만 조심을 하게 되고 진짜 자기의 모습은 부모에게 실망하여 드러내지 않고 숨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의 연결을 끊어버린다.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고, 행복해야 할 관계에서 냉랭함이 싹트고, 서로를 향한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상대방을 통해서 이루고 싶어 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을 통해 채우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배우자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커버하려고 하고, 자녀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모습 못다 이룬 꿈을 이루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대신에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을 선택한다.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만 상대방의 부족한 모습을 보고 그것에 대해 비난하고 교정하는 것은 너무 쉽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정직하라고 이야기 하고 곤란한 전화가 오면 없다고 말 하라고 요구한다. 자녀들에게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친 형제끼리는 부모, 재산, 다른 여러 가족 문제로 다툰다. 선행을 베풀어야 좋은 사람이 된다고 하면서 자녀에게 학교숙제를 도와달라는 친구의 요청에는 단호하게 거절하라고 충고한다. 나중에 커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살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의 부부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그림자를 보고 자라난다. 나의 좋은 모습을 보고 긍정적으로 성장하면 좋겠지만, 아이들은 내가 보기 싫어하는 부정적인 모습, 즉 내면아이의 그림자를 보고 성장한다. 그런데 자녀를 통해 자신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부모는 크게 실망하고 화를 낸다.


자신이 진짜 자기와 만나서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자신의 내면의 문제를 치유하여, 소통할 수 없다면 자기의 내면의 문제는 가족의 문제로 드러나게 된다. 남편과의 관계를 통해서 드러나고, 자녀의 문제 있는 행동을 통해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자기 문제의 원인을 깨닫고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를 놓친다면 우리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자녀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중 메시지다. 이러한 이중적 메시지는 자녀를 이중구속하게 만든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이중구속은 정신분열에 걸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엄마는 TV를 끄라고 하고 아빠는 그냥 두라고 한다. 엄마는 자신의 분노를 맘껏 표출하면서 아이가 화를 내면 못된 아이라고 호되게 야단을 친다. 아빠 앞에서는 가면을 쓰고 맞추는 척 하면서 아이 앞에서는 아빠의 흉을 보고 아빠 때문에 삶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위안을 받으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자아는 분열되고, 자존감엔 심각한 상처를 입으며,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을 신뢰하기 어려운 심리적으로 나약한 아이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가 정확하게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거나, 감정적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혼란스런 상태에 있는 것을 보고 아이를 비난한다. 부모는 사랑에서 나온 비난이지만 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이는 원인은 부모가 제공했다. 또한 아이는 부모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태도를 교정하기 더 어려우지고 문제는 아이의 마음속으로 더 깊이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방식의 소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이의 문제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렵지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봐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녀와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소통의 역량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오해를 종식시키고 관계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 아이의 진짜 문제를 수정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훈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의 문제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문제를 가족의 문제 차원에서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의식의 확장과 소통의 역량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외부로 드러난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의 문제를 그 아이만의 문제로 바라보고 그 아이를 변화시키려는 생각과 태도가 사실 문제를 더 고착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너머에 존재하고 있다. 편협된 우리의 사고로 아이에게 이름을 붙이고 틀에 가두려는 태도들에 아이들의 영혼은 질식하고 있을지도 모fms다.       



profile

[레벨:5]해피타이거

August 31, 2012
*.63.134.99

인간으로 산다는 것..

profile

[레벨:3]금강

September 01, 2012
*.234.221.17

일여님!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너머에 존재하고있다! 핵심이네요. 늘 그런문제로 갈등하죠. 주변에도 그런사람 있는데 안스럽고 안타까워서리. 항상 좋은글로 감동주시구~장시간 애많이 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profile

[레벨:8]일여

September 03, 2012
*.32.86.149

금강님 참으로 따뜻하고 부드럽고 겸손하고 자비로우십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

profile

[레벨:3]금강

September 04, 2012
*.234.221.39

일여님 좋은말 다 써놓으셨네요! 일여님이야말로 그런분같습니다. 자기맘이 부처일때 상대는 부처로보이고 자기맘 ~~일때 ~ ~로 보인다지요. 몸둘바를 모르겠나아다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 화 - 내 안의 숨겨진 생각을 발견할 수 있는... [3] [레벨:8]일여 2012-11-01 5615
55 사랑 받기 위한 가면들 [6] [레벨:8]일여 2012-10-24 5365
54 내면의 적 3 _ 무감각 [레벨:8]일여 2012-10-16 4998
53 내면의 적_2 안전지대 [레벨:8]일여 2012-10-13 5007
52 내면의 적 _1 미련과 기대 [레벨:8]일여 2012-10-13 4822
51 가능성의 꽃 [레벨:8]일여 2012-10-08 4963
50 새로운 가능성의 선택 [2] [레벨:8]일여 2012-10-03 5326
49 잠들어 있는 의식 [레벨:8]일여 2012-10-03 4966
48 변화에 저항하는 마음 [2] [레벨:8]일여 2012-09-24 5135
47 선택 -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는 힘 [레벨:8]일여 2012-09-18 4451
46 겸허함 - 배움의 가능성을 여는 힘 [4] [레벨:8]일여 2012-09-18 5407
45 용기- 도전할 수 있는 힘 [2] [레벨:8]일여 2012-09-10 4954
44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사는 지혜 - 삶의 시크릿 [4] [레벨:8]일여 2012-09-04 5026
43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2] [레벨:8]일여 2012-09-04 5469
42 판단에서 벗어나기 [3] [레벨:8]일여 2012-09-03 4582
» 이중구속 [4] [레벨:8]일여 2012-08-28 4759
40 기대와 저항은 관계의 고통을 영원속에 가둔다. [1] [레벨:8]일여 2012-08-26 4859
39 소통의 위기 [3] [레벨:8]일여 2012-08-22 4702
38 생명의 언어 [2] [레벨:8]일여 2012-08-22 4768
37 대화중에 일어나는 오해와 착각 [6] [레벨:8]일여 2012-08-17 5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