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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에서 벗어나기

조회 수 4581 추천 수 0 2012.09.03 22:16:22

판단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고 있지 못하다. 어떤 사건을 경험할 때 그 경험이 나에게 전해지기 위해서는 내적 경험으로 축적된 내 안의 필터를 통해 처리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통해서 많은 정보들은 삭제되거나 왜곡된다. 신경생리학자들에 의하면, 우리는 초당 200만 비트의 정보를 경험하고 있지만 실지로 우리의 인식권에 들어오는 경험의 내용은 초당 134비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실제 경험하는 것의 극히 일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34비트의 정보 마저 이미 내안에 기억되고 저장된 체계화된 뇌의 정보 처리과정을 통해 삭제, 왜곡, 일반화되어 버린다. 우리는 결국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느끼고 싶은 것만 느끼는 것이다.


소통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각자가 내제된 두뇌의 정보프로세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일한 사건을 경험해도 서로 다른 이해와 경험을 갖게 된다는데 있다. 동일한 영화를 보고도, 어떤 사람은 매우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동일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은 일과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불평과 불만을 느낄 수 있다. 동일한 책을 읽어도 어떤 사람은 깊은 지혜의 정수를 볼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아무런 감흥도 얻을 수 없게 된다. 그것은 경험의 대상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그 대상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각 주체의 내부 프로세스가 다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다.


만약 이러한 사실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지 않게 될 것이다.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하나의 견해로서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만약 이것이 대상을 이해하는 마치 유일한 진리인 것처럼 주장하게 되면 그 주장은 상대방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주장의 내용이 저항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을 전달하는 태도가 저항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부분의 소통과정에서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하곤 한다. 자녀가 시험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지 않고 TV만 본다거나,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의 마음은 금방 분노로 달아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분노를 공격적인 언어로 아이들에게 표현하게 될 것이다. 분명히 나의 분노는 정당하고, 내가 분노하는 것은 아이를 사랑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태도에 저항한다. 부모에게 노골적으로 반항하거나 반대로 의기소침해져서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부모에게 표현하지 않고 움츠려든다. 사랑하고 소중한 자녀를 위해 표현한 나의 분노는 정당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자녀를 변화시키고, 자녀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하고 놀고 있을 때 우리가 드는 생각은 “아이들은 공부를 해야 한다.” “ 공부는 때가 있다” “만약 공부를 제때 안하면 우리 아이는 공부를 못하게 될 것이다” “공부를 못하게 되면 우리 아이는 좋은 대학에 가기 힘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사회에서 낙오될 것이다”라는 판단들이 우리의 태도 밑바닥에 숨어 있다. 이런 무의식적 판단들이 내가 아이에게 내는 분노를 정당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판단으로 아이들을 설득하고 통제하려 한다. 만약 아이들이 자신이 가진 기대와 판단에 걸맞게 사고와 태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아이들을 좀 더 심하게 공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말 나의 판단이 옳은 것인가? 과연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할까? 공부는 정말 때가 있는 것인가? 내 아이는 정말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인가? 내 아이만의 독특한 삶의 방향과 개성이 있지 않은가? 나의 아이가 공부를 잘 안하는 것이 정말 내 아이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인가? 또 다른 이유는 없는 것인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생각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그 생각이 자아내는 충동대로 행동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고 조사해 본다면 우리는 좀 더 깊은 진실과 만날 수 있다. 아이에게 내는 분노의 원인을 자기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사랑해서 대하는 행동의 대부분이 사실은 아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란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욕구와 자신의 미해결과제, 즉 자신이 자기 삶을 통해서 이루고자 했고 경험하고 싶었던 가치를 자신의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하려는 시도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를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아이를 통해서 자신의 미해결된 욕망을 충족시키려 했을지도 모른다는 다소 잔인한 현실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는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지만 서로 다른 현실을 경험한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자기 마음의 프로그램된 내용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서로 다른 것을 보며 서로 다른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나의 이야기를 내려놓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그 사람이 무엇을 느꼈는지, 그 사람의 감정상태는 어떤지, 그 사람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러한 내용들을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들어줄 수 있을 때 우리는 상대방과 진정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이 신뢰가 형성 되었을 때 우리는 더 깊은 차원의 자기 자신을 열어 보일 수 있고, 소통을 통해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마음에서 판단이 일어나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의 이 이야기는 하나의 스토리고 이것은 진실과 관계가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을 때 나의 마음은 불편함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 불편함은 실체가 없습니다.

그것은 진실이 아닌 거짓된 환상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의 스토리를 내려놓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 기울이겠습니다.

상대방을 나의 뜻대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겠습니다.

상대방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겠습니다.


내 마음의 판단과 스토리는 진실의 그림자 일뿐 진실 그 자체가 아니다. 이것을 깨달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나의 판단과 스토리를 진정으로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그랬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진정으로 귀 기울 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진실한 마음으로 다시 연결될 수 있게 된다. 미움과 원망 속에서 오해와 착각을 발견하고 새로운 신뢰와 소통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오해와 갈등 속에서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의 진실을 처음으로 상대방이 이해하고 받아들 수 있는 방식으로 전해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난다. 갈등과 투쟁 속에서 상대방과 연결하고 협력하여 서로에게 긍정적인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창조성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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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해피타이거

September 07, 2012
*.70.11.129

컴퓨터를 배우고자 한다면 책, 학원, 전문가,인터넷 등을 이용하면 됩니다. 하물며 컴퓨터도 이러한데~ 우리 현대인들은 우리 스스로에 대해, 특히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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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일여

September 08, 2012
*.32.86.149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정신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할거예요...인간의 물질적 문명의 극단에서 과거보다 더 고통스러운 소외와 결핍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현상입니다. 인간을 물질적인 존재, 물리적인 환경만 갖춰지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유아적 신념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신적이고, 영적인 세계에 대한 만남을 통해서 지금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인간, 신인류로의 도약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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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금강

September 10, 2012
*.226.220.51

지당한말씀이십니다. 과학이첨단으로 달리듯 인류의 영적 개화가 세상을 본래의 모습데로 변화시킬수있겠죠! 수고많으십니당. 인류의 영적도약을위해 도반님들 모두 분발하셔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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