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우리의 목표는 자신의 삶을 내가 선택해서 책임지고 창조할 수 있는 역량을 훈련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사람들은 불행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환경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에서 벗어났다. 오히려 불행했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더 깊은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다. 과거의 고통이 자신이 미래로 뻗어나갈 수 없도록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준 것이다. 반면 실패하는 사람들은 불행한 과거에 사로잡힌다. 불행한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부정적인 생각이 미래의 가능성을 한정 시켜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부정적 생각대로 자신의 미래를 불행하게 만들어간다.

역설적이지만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일어난 상황들을 바꿀 수 없다. 예를 들어 사업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돌이킬 수 없다. 사랑 했던 연인과 싸우고 헤어진 과거를 변화시킬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하늘나라로 되돌아간 사실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한 사건들은 이미 일어난 현실이고 일어난 현실을 우리가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를 변화시킨다는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과거의 사건들은 시간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지점으로 흘러가 버렸지만 그 경험들은 내 안에 남아 있다. 나의 마음속에 경험으로, 경험에 대한 해석으로, 그 경험을 통해 인지한 생각과 결심의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 경험이 지금 현재 내가 만나고 있는 현실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를 변화시킨 다는 것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통해서 우리 마음속에 기억된 생각과 감정상태를 변화시킨다는 의미다.

특히 과거에 아주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면 그 고통스러운 경험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주어서 지금 현재를 있는 그대로 경험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가 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트라우마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과거의 상처가 현재와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오래전 대구에서 지하철 화재 가 있었다. 그때 생존한 사람들 몇 몇은 지금 까지 지하철을 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하철을 타려고 하면 그때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올라서 숨이 막히거나, 불안과 공포가 올라오는 것이다. 실지로 심장이 떨리고, 호흡이 가빠지고, 손과 발에 땀이 나는 육체적 현상까지 동반한다. 지하철 화재를 경험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지금 지하철을 타는 것과 그때의 사건을 연관시키는 것은 이성적으로는 불합리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성적 기대와는 달리 몸과 마음은 그때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스러웠던 감정적 기억이 되살아나 지금 현재의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만약 자라를 보고 놀랐던 경험이 없었다면 솥뚜껑을 보고 놀랄 일이 없을 것이다. 솥뚜껑의 시커멓고 동그란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자라를 떠올려 가슴이 철렁 내려않는 것이다. 이 속담은 과거의 상처가 현재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 현상을 매우 잘 표현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지하철 참사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처럼 큰 재난을 통해서만 경험되는 것은 아니다. 사례를 든 사람의 예는 조금 극단적인 경우고 비슷한 패턴의 경험을 사실 우리도 매일 일상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

과거에 어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우리는 그러한 상처를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특히 관계에서 오는 크고 작은 상처들은 새로운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가 힘들게 한다. 대부분의 큰 상처들은 우리가 마음을 열고 내 속내를 보여주고 신뢰를 주었던 사람에게 받는다. 또 어떤 사람에게 정성을 다해서 무언가를 해주었는데 그 사람으로부터 기대했던 고마움의 표시를 받지 못하거나 그 사람이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니 봇다리 내놓으라고 한다“는 속담처럼 예상외의 반응을 보이면 우리의 마음은 사람에 대한 큰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러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왔어도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 선 뜻 도움을 주기가 어렵게 된다. 지금 만나는 사람을 통해서 과거에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의 이미지가 투사되어 쉽게 호의를 베풀기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믿을 수 없어~ 내가 도움을 줘 봐야 알아주지도 않고 오히려 오해하게 될 꺼야~ 내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 세상 사람들은 너무나 각박해~같은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신념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신념들은 또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오면 그 사람의 호의를 의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그 사람에게 투사하게 되는 것이다. 또 나의 의심스런 태도 때문에 그 사람은 상처를 받을 지도 모fms다. 그리고 나에게 내가 의심하던 부정적인 인상과 태도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이 태도를 보고 역시 저 사람의 호의는 순수하지 않았어 라는 자신의 의심을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과의 관계는 더 이상 깊어지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신념과 태도의 상호작용은 우리의 관계와 삶의 문제들을 더 심각하게 꼬이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것은 상대방의 태도나 신뢰할 수 없는 세상이 아니라 바로 상대방과 세상을 그러한 방식으로 보고 있는 자신의 생각에 있음을 이해하고 이를 전환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 방안이 되는 것이다.

관계를 잘 하는 사람들, 일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이러한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 외부의 들어난 현실은 결과다. 나의 내면의 상태는 원인이다. 결과를 통해 원인을 바꾸려는 시도는 인과관계의 원리에 맞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내면의 상태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의미한다. 외부의 현실은 내가 관계 맺는 사람의 태도와 환경을 의미한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내 안에서 변화되면 그 사람과의 관계의 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이 변화되면 나의 환경도 변화된다. 왜냐하면 외부에서 경험되는 모든 것은 내 마음의 반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