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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을 겪는가?

조회 수 6075 추천 수 0 2012.07.04 22:56:33

우리는 왜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을 겪는가?

한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이 분은 개인적으로 자수성가 한 분으로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독학으로 외국 유학까지 가서 힘들게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분야에서 다른 사람에게 많은 인정과 존경을 받는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이 분의 삶에서 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유달리 아들과의 관계가 이분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이분의 성향과는 달리, 아들은 삶의 뚜렷한 목표도 없고, 추구하는 것도 없으며, 단지 친구들과 어울리며 삶의 소중한 시간과 자원들을 탕진하는 것이 주된 일이였습니다. 아들을 변화시키려고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회유도 해보고, 설득도 해보고, 혼도 내보고, 때려도 보고, 집 밖으로 쫒아도 봤지만 이분의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삶의 태도는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아들의 일관된 태도에 이 분은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었으며 그 과정으로 인해 자기에 대해 수치심과 절망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분의 마음속에는 아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수 많은 스토리와 생각과 판단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자신은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아들이 필요한 모든 사랑과 조건을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고마움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불평불만하며 부모에게 반항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아들에게 분노하고, 원망하고, 가족이 힘들어하는 원인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면서 아들에게 자신의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강요하는 것이 이 분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당연히 아들은 잘못했고 엄마인 나는 올바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행동과 태도를 교정하기 위해 자녀를 처벌하는 것은 부모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그런 생각을 의심하지 않고 절대적 진리라고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의 마음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아들은 엄마의 생각과는 정 반대로 자신이 억울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물론 자신이 잘못한 것은 인정하겠지만, 잘 못한 것 이상으로 부모가 자신을 처벌하니까 그것에 대한 반발심이 생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원하는 것을 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자신이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이러한 태도에 엄마는 더 화가 나서 더 가혹한 처벌을 말로, 행동으로, 표정으로 보이게 되고, 엄마의 이런 태도에 아들은 더 좌절해서 더 반항적으로 나가게 된 거였습니다. 그리고 아들은 자신이 기억하는 한 엄마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기억을 생각해 낼 수 없었습니다. 자기도 자기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자기 삶에 꿈이 사라져 버렸고, 하고 싶은 일도, 이루고 싶은 일도 없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엄마로부터 있는 그대로의 사랑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연결성이 끊어지면서 자기 인생의 미래에 대한 희망도 함께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삶의 미래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동기가 없는 상황에서 학업에 집중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자기 시간의 대부분을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무의미 하게 탕진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매우 사교적이고, 자신의 감정을 잘 추스르며, 항상 긍정적인 태고와 상냥한 미소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 문제에 대해서만 이성적으로 대하기기 힘들었습니다. 항상 불만과 걱정과 실망과 분노로 아들을 대했고, 아들 역시 밖에서는 쾌활하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사교적 성격이지만 엄마에 대해서만은 깊은 좌절과 분노로 반항하고 있었습니다.

엄마에게는 엄마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스토리가 숨어 있었고, 아들은 아들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스토리가 숨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아들의 생각과 의도와 어떻게 행동할 지를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고 아들 역시 자신의 스토리를 통해서 엄마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어떻게 전개될 지를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엄마의 마음속에는 아들이 알지 못했던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이 숨어있었고, 아들의 마음 속에는 엄마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더라고 간과하고 있었던 엄마에 대한 깊은 좌절과 상처 동시에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외로움이 숨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관계에서 갈등이 깊어질 때 서로에 대한 사랑이 오해와 착각을 통해서 상처로 전환되는 과정을 이 모자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들이 자신에게 반항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상처를 받아서 아들의 더 깊은 상처를 이해하고 받아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무의식 적으로 아들이 자신에게 더 반항할 수 밖에 없는 메시지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아들은 자신의 행동과 삶을 통제하려는 엄마의 간섭을 자신을 미워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하고 그 간섭 뒤에 숨어있는 엄마의 깊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자신에 대해 더 미워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을 충동적으로 보이며 엄마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외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지만 각자 마음속에 깊이 각인된 상대방에 대한 판단과 스토리 때문에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려고 하면 할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사실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사례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을 깊게 겪습니다.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나에게 가장 가깝고, 소중하고, 내가 사랑하거나, 나를 깊게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의 대상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결점을 고쳐주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의 부족한 점, 나의 실수를 받아 줘야 한다는 무의식적 기대가 사실 우리의 소중한 관계를 더 힘들게 하는 주된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현실로 끌어들입니다. 역설적인 이 진실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잘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대대로 자녀가 자라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집착해, 자녀를 보면 걱정과 불안과 두려움이 앞서게 됩니다. 그래서 자녀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긍정적 모습을 발견해서 이를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대신, 우리는 자신의 두려움을 자녀에게 투사해서 자녀의 문제를 지적하고 교정하고 이것이 잘 안되면 비난하고 처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난과 처벌은 마음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저항 하는 하는 것은 지속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바라는 행동과 태도의 교정이 더 어렵게 되어 결국 우리가 걱정하는 모습대로 자녀가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관계의 변화는 나를 통해서 일어납니다. 내가 변하지 않고서 관계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나는 문제가 없고 상대방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은 변화하지 않고 상대방만을 변화시키려고 수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의 이름으로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모든 노력은 대게 폭력적이게 됩니다. 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경험한 있는 그대로의 감정이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단죄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순수한 의도를 의심하고 오해합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고 관계의 갈등을 지속시키는 것은 상대방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우리의 판단과 스토리입니다. 이것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이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삶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삶의 아이러니가 지속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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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7]폐마예인

July 05, 2012
*.254.74.146

강아지들은 여전히 빤짝 빤짝 빛나고 있지요! *^^*~

오랜만이네요~

 

제 경우에는 대상이 맘에 안들거나 대상에게 변화를 원할때

변화를 원하는 자신의 속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대부분 현실 창조는 속 마음이 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거의 자신이 불편하거나 부담을 지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마음이었습니다.

결과는 백발 백중 저항하거나 거부했던 불편한 속마음을 상대를 통해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때 밖에서 자신이 구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고요한 마음으로 되돌아 오면

상대의 입장이나 상태가 사실대로 보이면서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변화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통감할 때 일어나는데

상대가 도움을 필요로 할때 그때 슬며시 손을 내밀면 상대가 일어 서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러기 전에는 지시, 요구, 충고, 강요를 지나 다투다 급기야 싸우고

피해의식에 감겨 울고 불고 ㅋㅋ~일여님 글을 읽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잠시

웃어 봅니다. 장마 기간인데 고슬고슬 건강하시길~

 

그리고 자식은 자신의 그림자를 비추는 거울같은 작용을 하는데 특히 속 마음을

보여 주는데 확률이 아주 높았습니다. 제 경우에는요~

profile

[레벨:8]일여

July 06, 2012
*.32.86.149

관계는 끝없이 자신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공부가 어느정도 됐나? 싶으면 관계의 문제가 고개를 쓱 디밀면서 나의 한계를 여지 없이 보여주곤 합니다. ^^ ㅠㅠ 아직 멀었구나 하고 말이죠~~ ^^;;; 특히 내가 마음을 주었던 대상을 통해서 겪는 다양한 고통들은 실지로는 자기를 더 깊이 성찰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선물들입니다. 소통의 방식은 관계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패턴들이 현실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실질적으로 통찰해 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

강아지들은 매우 훌륭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기쁨과 괴로움을 풍성하게 전해주면서 말이죠...ㅋㅋ 비가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예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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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7]폐마예인

July 06, 2012
*.213.26.105

크게 걸려서 오랫동안 힘들었던 관계가 몇차례 있었습니다.

심하게 걸려다는 것은 마음이 그만큼 홀라당 나간 경우였고

자각을 그만큼 못한 결론이며 고질적으로 들고 있는 패턴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말이 좋아 좌충우돌이지 평생 그렇게 적나라 하게

싸워 본 적이 없었는데 바닥을 딱딱 긁어 막장 드라마를 몇차례 찍고야

구조가 보였습니다. 지금은 은인으로 진심으로 감사하지만 저것만

지구에서 사라지면 원이 없겠다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평생 싸워야 할 양을 몇차례 급진적으다 쌈만 한 것같은ㅋㅋㅋ~

덕분에 보너스로 단전이 좀 깨어 난 듯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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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일여

July 09, 2012
*.32.86.149

^^ 대단하세요 예인님...직면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근기가 필요합니다.

고통을 있는 그대로 견뎌내고 통과할 수 있는 힘이 새로운 장으로 나가는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지요, 바닥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면할 수 있는 힘이 내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생각으로 도망가서 합리화를 하면서 요리 조리 비켜가고 피해가고 모른척 하고 아닌척 하고 그러면서 숙제들을 미루는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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