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우리의 마음을 희망차게 하고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하게 하지만,

그 기대가 현실과 부딪칠때마다 우리는 실망하고 좌절하며 고통과 분노를 경험한다. 그 기대가 사람에 대한 것이였다면, 실망으로 전환된 기대는 우리의 마음을

너무도 쓰라리게 만든다.

성인들은 기대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온전함으로 대상과 만나라고 한다.

그러나, 기대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내가 기대를 가지고 만나고 있지만 나는 내가 기대하고 있다는

나의 마음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기대가 헛된 것이었음을 마음의 상처를 통해 고통스럽게 경험할 때 쯤에서야 우리는 아! 내가 이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만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기대를 이상적으로 투사해서 그 기대속에서 만나고 있었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그 사람의 마음의 공부가 자신을 돌이킬 수 있을 정도로 깊어졌을 때만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마음의 실망감을 자신의 기대를 져버린 타인에게 돌리고 그 사람을 원망하거나, 비난하거나, 안타까워하며 투사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참으로 오묘한 존재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인식할 수 없는 인간은 타인에 대한 반응을 통해서 자신을 인식하고 알아갈 수 있다. 즉, 우리는 타인을 만나지만, 실상은 그 타인을 통해 경험되는 자신의 마음을 만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을 명확히 자각할 수 있다면 우리의 만남은 어떠한 조건이나 상황속에서도 배움과 지혜가 자라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이될 수 있다.

타인을 통해 경험되어지는 자신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그 타인을 통해 경험되어지는 내면의 고통스러움까지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으로 삼는 다면, 우리는 고통스러운 관계 속에서도 마음속에 피어나는 진리의 연꽃을 발견할 수 있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