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명상이 안되고 삼매에 안들어가도
자각력을 잃어도
괜찮습니다.

사부님이 하시는 말씀이 귀에 안들리고,
도반들의 에고들의 칼날만 눈에 시이게 보여도
괜찮습니다.

드러븐 성격이 드러나고, 팍팍 튀어도
그로인해서 괜히 누군가 미워져도
괜찮습니다.

가끔은 하늘을 바라보고
자신의 의무를 집어던져버리고 싶어져도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이 이상하게 보여도
괜찮습니다.

불안과 공포가 있고
그들이 마음 주위를 맴돌아도
그리고 다른이들도 그것을 알아도
괜찮습니다.

가끔 넘겨짚거나, 확대해석하고
솥뚜껑을 보고 놀라 자빠져도
괜찮습니다.
누구나 그런과정을 거칩니다.

게을러져서 움직이기 싫어하고
그로 인해 해야할일을 놓쳐서
후회하고 그래도,
괜찮습니다.

실수를 하고, 그로 인해서
많은 상처와 손해를 입고
그래서 스스로를 자책한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바보같음이 있다는 걸
압니다.
멍청한 일을 했고, 그래 멍청했어.
그런 느낌이 있어도
그냥 그런 느낌이 있구나.
어차피 수많은 느낌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하도하도 세상에 두들겨맞다보면,
괜찮다는 사실들이
오늘 아침도 맑은 공기와 새소리가,
더이상 나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괜찮음의 밑바닥이 우리에게 드러나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전 우주를 갈아마셔도
전 우주가 사라져도
그리고 내가 있어도 없어도
죽어도 살아도
그냥 그대로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