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otion Controler Right Corner
Promotion Bottom Right Corner
109

느낌!..마음과 몸의 언어~

조회 수 15262 추천 수 0 2013.09.19 21:41:50

어느날 갑자기

선인장 꽃이 보고 싶었다.

 

크고 화려한 꽃이 떠오르고

기억 속의 공작선인장을 찾아

한참 동안 인터넷을 헤멨다.

 

다음날 아침 일찍

가까운 화훼농원을 찾았다.

꽃이 화려한 선인장을 물었고

농원 안내인은 단모환이라는

아기 주먹만한 선인장을 안내했다.

 

크기에 비해 가격이 제법 비싸다.

눈치를 챈 안내인이

"이렇게 작아 보여도 여러해 된 녀석입니다."

하며 꽃처럼 웃는다.

단모환과 다른 선인장도 함께

집으로 데려왔다.

 

몇칠 후 아침 일어나자

거실 창가에서 은은한 향기가 흐른다.

눈길을 돌리자

크고 하얀 단모환 꽃이 환하게 피어 있었다.

흡사 백회가 열린듯 선연하다.

 

그 아름다움은 하루만에 시들었다.

 

시든꽃을 바라 보는데

문득! 사막이 떠오른다.

맞다! 사막이다.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이

꼭!! 사막에 온 것처럼

메마르고 딱딱하게 굳어가는 느낌이다.

 

그 후

몇개의 선인장이 집으로 들어오고

일현으로부터 공작선인장 화분까지 받았다.

공작선인장을 손질해서 큰 화분으로 옮기면서

자신이 꼭 선인장이 된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 화려한 꽃을 피워낼..

 

유난히 더운 올 여름을

세탁방 대형 빨래 건조기 앞에서

평생 흘릴 땀을 다 흘리면서 알바를 했다.

정말 사막에서 여름을 보냈다.

 

몸이 석회질처럼 버석 버석 굳어 가는 느낌이다.

 

학교 미술테라피 실습시간에

연꽃을 그리는데 드러난 느낌은

스케치북을 가득 채운 터질 듯한 심장이다.

 

문득!  울컥했다.

 

곁에서 유심히 바라보던 교수님이

"정말 심장같아요!

실핏줄이 보여요!

더 많은 메세지가 있을 것 같은데

그림을 명상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하신다.

 

몇달에 걸쳐

선인장과 사막, 터질 것 같은 심장그림..

 

결국 "나무가 있어야 겠다"는

사부님의 처방을 따라

나무를 데려 오고서야

그간의 행적들, 느낌들을 이해하게 된다. .

 

생각과 판단에 너무 치우쳐진

건조한 생활들..

 

터질 것 같은 심장..

 

한동안 잊혀진 느낌들과

몸의 언어들을 돌아보며

미세하게나마 작은 생기가

살아난다.

 

살 것 같다.

 

몇년 전

창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회복되지 않을 거라는 사부님의

말씀이 늘 귀가에 맴돌았는데

이제야 작은 틈이 보인다.

 

거실의 행복나무에 기대어

사막을 만든 생각과 판단들을 내려 놓았다.

 

명상과, 미술테라피, 컬러 심리치료..

등등 그간의 징검다리들이

한 줄로 나란히 놓이고

느낌과 몸의 언어들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몇 년 동안

그렇게 살았다.

 

생각과 판단은

저항과, 긴장을 남겼고

결국 몸과 마음은 사막처럼  삭막했다.

 

사막화는

중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의 에고 의식이

인간을 사막으로 만들 수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셀프 테라피!!

그림을 통해 찾아가는

내 마음과 몸의 세계..

등등 많은 메세지들이 줄을 선다.

 

마음의 사막을 다녀온 여행후기

사막의 꽃 선인장...

 

이제

느낌과 몸의 감각들을 따라

길을 나섰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09 꽃에게 길을 묻다.. [2] [레벨:7]폐마예인 2009-06-05 8530
108 하루.....고은.. [4] [레벨:7]폐마예인 2008-08-18 8671
107 구사일생! ~~^^:: [2] [레벨:7]폐마예인 2008-08-27 8697
106 오늘 아침...()... [4] [레벨:7]폐마예인 2008-08-20 8700
105 여전히 고양이를 기르는 이유... [1] [레벨:7]폐마예인 2008-08-21 8717
104 꽃밭.....도종환 [2] [레벨:7]폐마예인 2008-08-28 8749
103 오늘 저녁 식단은? [1] [레벨:7]폐마예인 2008-09-23 8754
102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레벨:7]폐마예인 2008-09-22 8787
101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1] [레벨:7]폐마예인 2008-09-19 8807
100 희망의 바깥은 없다 . [1] [레벨:7]폐마예인 2008-09-21 8821
99 무궁화꽃을 피우기위해...^^ [3] [레벨:7]폐마예인 2009-09-28 8850
98 가슴으로 스미는 풀벌레 소리...()... [2] [레벨:7]폐마예인 2008-10-14 8862
97 사람들은 왜 모를까.. [레벨:7]폐마예인 2008-10-03 8866
96 4월 어느날.... [5] [레벨:7]폐마예인 2009-04-16 8892
95 가난한 꽃 [1] [레벨:7]폐마예인 2008-10-03 8965
94 기적,혹은 씨크릿!! [1] [레벨:7]폐마예인 2009-05-23 8977
93 비나의 생일에 붙이며... [8] [레벨:7]폐마예인 2008-09-23 9017
92 백 한마리 원숭이~ [레벨:7]폐마예인 2012-07-05 9287
91 목백일홍.....도종환 [3] [레벨:7]폐마예인 2008-09-17 9288
90 가죽나무....()... [3] [레벨:7]폐마예인 2008-10-14 9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