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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운 지난 겨울, 

그녀는 어두운 골목길을 웅크리고 찾아와 

검정 비닐봉지를 현관에 내려놓고 총총히 돌아서곤했다.

 

쌓인 눈위에 낙인처럼 점점히 찍힌

맨살의 발 뒤꿈치..

 

그녀는 그렇게 밤낮으로 드나들다 얼마전에 이사를 갔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떠난줄 알아라고....

그녀는 아무때나 전화를 걸어왔지만

내가 전화를 하면 잘 받지 않았다.

늘 그랬다..

오고싶을때 왔다가 가고 싶을때 예정없이 떠났다.

 

일방적인 지나친 태도에 화가나서

한동안 관계를 지독하게 싹뚝! 잘라내기도 했지만 

그럴때면 대문앞에서 눈물로 몇날을 매달리다가

몇달씩 기다려 내 감정이 사라져 편안해지면 슬그머니

"언니야!' 부르며 한발짝씩 발을 들여놓곤 했다.

 

그렇게,

밤낮으로 드나들면서 우리집 부식의 3분의 2를 해결해 주었다.

때로는 너무 많아 가까운 지인들과 나눠먹기도 했는데

얻어먹은게 너무 많아선지 나는 점점 힘이 빠지고....

 

고맙고,감사한 마음으로 바뀌다가....

 

어느덧 속수무책 반응하는 내마음을 따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시간은 쌓이고

상대의 어지간한 작용에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자

그녀는 그동안의 서운함을 조금씩 풀어내기 시작했다.

 

......2년반동안 나로 인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어제도,

오늘도,

그녀는 몇날을..

그늘진 담밑에 미처 녹지못한 얼음처럼

그동안 혼자 가둬둔 속 감정을 속수무책 퍼올렸다.

그때마다 나는 불편함과, 당혹스러움을 직면하면서 인내하는데

어느날 한참 자신을 강변하는 그의 열띤 동작 이전의

너무도 간절한 심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

.

.

.

 

우리는,

언어로는 도무지 만날 수가 없었나보다......

.

.

.

.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과 간절한 심정을 지나자

그때부터는 진심어린 인내와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한밤중,

그녀의 떠나겠다는 통보에 이어

몇사람이 잘 가라는 송별식 비슷한 시간을 함께하는데

그녀는 못다한 심정을 다시 털어놓기 시작했다.

.

.

.

그 심정앞에 나는 죽음처럼 엎드렸다.

.

.

.

그렇게 엎드린 어느 순간 갑자기 폭발하듯 에너지가 상승하다

다른 차원이 드러났다.

.

.

무한한 사랑!

사랑 그자체!

사랑이라 부르기 이전의 사랑의 바다!

이전의 세상은 사라지고

사랑의 빛이 온통 가득하다.

 

빛의 바다에 열린 도반들이

몇마다씩 간절한 심정을

꽃처럼 건네고,

 

뜻밖에,

그녀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날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그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아무것도 모른채..

 

...

.

.

.

.

.

.

.

.

.

그후로

그녀는 다시 찾아 오지 않았다.

 

 

.........(*)..........

세상 어디에서든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잘 지내길 빌며.....

 

 

 

 

 

 

 

 

 

 

 

 

 

 

 

 

 

 

 

 

 

 


profile

[레벨:7]폐마예인

February 20, 2011
*.250.167.6

그후로,

저항이나 불편한 마음이 잘 일어나지 않으며,

일어나도 반응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얼마전 사부님의 개인지도로^^*

"있는그대로 지금여기에" 자유롭게

고요와 평화로움과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한때는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관계가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면서 급진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깨어서 낱낱이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한 그에게

무량한 고마움과 사랑을 보내며.....().....

 

 

profile

[레벨:7]선화

February 20, 2011
*.50.250.15

예인님  마음의 고요와 평화가 쭈욱~ 지속되기를 기원합니다. *^^*

profile

[레벨:7]폐마예인

February 20, 2011
*.250.167.6

그대가 존재하는한....쭈우욱~...

 

언제 다시 만나얄텐데..ㅡ ㅡ::

비나는 병원에 드러누워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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