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늦게 "시간의 숲"이란 다큐를 보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가슴이 열리면서 그리움이 새순처럼 돋아나 있다.
그리움이 순한 안개처럼 아침위에 잔잔히 번진다.
잠시 생각의 대상을 따라 두리번거리다 이내 마음을 가다듬자
근원 혹은 시원같은 아득함에 닿아있는 듯 가슴이 일렁였다.
조몬스기..일본 야쿠시마란 섬의 7200년을 산 삼나무 조몬스기를
배우 김용우와 일본인 다카키 리나가 함께 찾아 가는 다큐였다.
"원숭이2만 사슴2만 사람2만
이 섬에는 옛날에는 그런 세계가 있었다고 한다.
산 위에는 사슴이 살고
산 밑에는 사람이 살고
각자가 저마다의 분수를 지키며 살고 있었다.
그런 시대가 있었다.
원숭이2만 사슴2만 사람2만
옛날에는 분명히 있었다.
원숭이2만 사슴2만 사람2만..
그것이 이 섬의 과거.
원숭이2만 사슴2만 사람2만
그것이 이 섬의 미래."
...
"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이 섬에서 살다 간 "야마오 산세이"..
7200년이 된 삼나무를 찾아 가는데
나이 차이가 1000년이된 두구루의 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오래된 나무의 가지가 어린 나무에 닿는데 500년이 걸렸다.
두 구루의 나무를 부부나무라 불렀다.
..
한동안 길을 잃고 망연했는데
문득 돌아가야 한다는 다급함이 번쩍였다.
더 나아갈 길이 없는 지점에서
돌아가야함을 알아차린다.
내가 떠나왔던 곳 그 시원으로..
"진화하지 않아도 된다"고 쓴
야마오 산세이의 책을 주문하고
이제는 떠나 온 시원을 향해 다시 따날 채비를 한다.
.....().....
세상의 모든 그리움은 대상 너머
아득한 시원을 향해 있음을..
망연한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