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ㅡ
평생 엄마한테 한번도 편지를 쓴적이 없어서
망설이다 반나절이 흘러갔습니다.
파도는 가슴을 철썩철썩 때리는데
망망한 바닷가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출렁이는 파도 같은 미움이 잔잔해지고,
해일같은 눈물도 지나가고
그렇게 망망함으로 오랫토록 서 있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어둠속에서 어둠과 하나가 되기까지
제 소명은 초월적인 해탈이 아니라
엄마를 만나고 싶은 오직 한마음 이었음을
그 마음이 그렇게 열망했던 깨달음을 향한 실체였음을
이제사 알아차립니다.
미움이 칡넝쿨처럼 뻗어서 제 목을 조를 때에야
거친 숨을 내밷는 늙고 지친 한 아이를 만났습니다.
평생을 살아왔던 모든 길은
모두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수 많은 욕구와 열망의 뿌리에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씨앗이 한알 있었습니다.
그 한알의 씨앗이 나였고 전부였습니다.
엄마를 향한 그리움으로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많은 사람들을 미워했고,
많은 사람들과 헤어졌습니다.
외쳐도,외쳐도 소리가 나지않는
낯선 이름 엄마!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이름 엄마!
이제사 하늘을 우러러 깨닫습니다.
미움이면 어떻고,
사랑이면 어떻습니까.
오직 당신만을 그리워했음을
그렇게 살다 그렇게 죽어 갈 그리운 이름 엄마!
엄마! 당신을 사랑합니다.
엄마! 당신을 사랑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