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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4중주~

조회 수 11047 추천 수 0 2011.08.26 23:39:42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지면서

고요함과 외로움이 절묘한 얼굴로 다가선다.

귀뚜라미..이름모를 벌레소리와 함께 비올라 선율처럼 스며든다..

20년도 넘는 오래전 너무 가난하고 외로워서 공부를 했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사람이 대학1년때 딱한번 미팅을 했는데 명동성당 앞에서 저만치 지나가는

처음이자 마지막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 보았다는 얘기를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해가 지난 후에야 생면부지 낯선 사람앞에서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돈이 없어 더는 미팅을 하지 못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전국에  안 가본 산이 없다고 했다.

쥐포 한마리면 밥 한그릇을 먹을 수 있다는 얘기를 햇살처럼 환한 얼굴로 하던 사람.

(그 때 이미 고리 원자력발전소에 근무를 하는 중인데도..)

 

옆동네 사는터라 초겨울 밤 늦은 귀가길에 내가 손이 시려 종종거리자

더듬,더듬 작업복 주머니를 뒤져서 현장에서 쓰는 거친 면장갑을

너무 미안한 얼굴로 주저하며 건네주었는데

그 미안함의  온기가 지금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사람이 절절한 외로움으로 공부를 하고 전국에 있는 산을 다 오르고

그렇게 서울대를 나와 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동안

나는 그 사람의 외로움을 알 수도 이해할 수는 더욱 없었다.

지금쯤 60이 다  되어 가는 나이이니 덕망있는 학자나 기업 임원이나...성공한 삶을 살고 있을텐데

그때 그 시리도록 절절한 외로움을 기억할까?

 

그때는 시리도록 순수하고 맑음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손끝이 져리다.

몇년전 부터 외로움이 반짝이며 선명해지더니 나이가 들고 기운이 허해선지

부쩍 외로움은 친한척 한다.

그럴때면 외로움 덕분에 공부를 하고 서울대를 나와 원자력발전소에 근무를 하다

유학을 간 그사람이 생각이 난다.

 

이제사 선명한 모습으로 마주하는 외로움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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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별.

August 28, 2011
*.204.9.146

그리움은


가슴마다


메아리 쳐  오네...


아 아 ~ 가을이여 !.....

profile

[레벨:7]폐마예인

August 28, 2011
*.250.166.139

나이가 들면 추억으로 산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추억도 유통기한을 경과하면 무감해 지겠지요 ㅎㅎ~

삭막해지는건 아닐까..하는 지점에서의 그리움은 가슴을 정화시키는

묘약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묘한 기운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입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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