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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고양이 싼타와 봄이.

조회 수 10617 추천 수 0 2008.08.07 17:44:24
고양이 봄이는
유라가 길에서 주워온 아기 고양이었다.
동물을 기르는 일이
아이 기르는 것과 별반 다르지않아 주저하는데
온동네 고양이는 다섟인 듯한
복잡한 털색으로 이마에 도,둑,고,양,이,새,끼,하고
민증이 붙어 있었다.
너무 작고 약해 보여 봄처럼 살아나라고
봄이라고 이름을 불러주었다.
신기하게 이름을 알아 듣고
나를 엄마인양 쫄쫄 따랐다.
어느날 청소하는데 하도 걸리적거려
봄이를 이불위에 던졌는데
그만 앞발이 접혀져 쉬 일어나지를 못했다.
아차하는 마음에
접진 다리를 손으로 어루만지고
주물러 풀어 주는데
나를 바라보는 눈길에
원망이나 불편한 마음이 전혀 없다.
정신이 번쩍 들도록
잊을 수 없는 그맑은 눈빛 덕에
봄이는 그때부터 온통 사랑으로 쑥쑥 자랐다.
작년 크리스마스때
미타님께서 샴고양이를 연결해 주었고
성탄절이라 싼타클로스에서
싼타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여러번 주인이 바뀌면서
정서적으로 소극적이고 경계심이 많던 싼타도
봄이와 함께 지내면서
샴고양이의 멋있는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집에서 도반님들과
온 밤을 함께 한 적이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 함께한 싼타와 봄이가
갑자기 이상해 보였다.
온 몸이 흐느적 거리며
눈빛이 풀려 무언가 주체를 못하고
겨운듯 무너져 흘러러내리고 있었다.
흡사 열렸을 때 감당 할 길 없는
지복에 무너져내리던 언젠가의 우리처럼...
그후 사부님께서
동물들이 더 잘열린다는 말씀을
실감하게 되었다.
겨울이 지나
봄이가 동네 고양이를 아빠로 새끼를 낳게되고
싼타는 누구 자식인지는 무감한채 잘 돌봐주었다.
지난달 새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마당과 텃밭 이층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던 지난 집을 못잊어
날마다 울어댄다.
새집은 마당이 없어 좁은데
똥.오줌,축축한 장마까지
비위는 상해서 뒤집어지고...
이제 그만 다 떠나보내겠다며
오후부터 저녁까지 빡빡 청소를 하며
길길이 날뛰고 심하게 구박을 했다.
밤이 깊어 지쳐서야 청소와 구박을 접고
반드시 어디든지 보내리라.
유라도 속이 상해 울고불고 난리를 치고....
골목에 우는 고양이들을 내어 놓고야
하루를 마감했다.
마음이 편치않아 자는 둥 마는 둥
새벽에 대문을 여는데
대문 앞에 기다렸다는 듯
두마리 고양이가 들어서며
내 다리에다 머리를 문지르며 살갑게 맞는다.
가슴이 뭉클하고 기가막힌다..
그렇게 구박을 하고 쫓아냈는데..

머지않아 이번에는 싼타를 아빠로
봄이가 새끼를 낳는다.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집 고양이 봄이와 싼타.
그들에겐
이미 원망하는 지나간 마음 같은건 없음을..

부끄러움을 일깨워 준
봄이,
그리고
싼타의 맑은 눈빛.

그리고
변함없는 사랑..

쉽게 덧나는 내 가슴을
변함없이 다독여 준다.

.....()....

profile

[레벨:5]해피태호

August 07, 2008
*.213.140.203

어제 수요모임에서도 말씀을 잠깐 들었지만.. 고양이의 차크라가 열리는 등.. 조금 놀랐습니다.. 저도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이곳에는 사진 첨부가 안 되어 정회원사랑방에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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