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otion Controler Right Corner
Promotion Bottom Right Corner
109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조회 수 8817 추천 수 0 2008.09.19 06:15:52

저녁 햇살 등에 지고 반짝이는 억새풀은
가을 들판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차가워지는 바람에 꽃손을 비비며
옹기종기 모여 떠는 들국화나 구절초는
고갯길 언덕 아래에 있을 때 더욱 청초합니다.
골목길의 가로등, 갈림길의 이정표처럼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보기에 얼마나 좋습니까.
젊은 날의 어둡고 긴 방황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기 위한 길이었는지 모릅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기나긴 그리움의 나날도
있어야 할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겁니다.
머물 수 없는 마음, 끝없이 다시 시작하고픈 갈증도
내가 지금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고
산그늘이 들판을 걸어 내려오는 저녁이면
또다시 막막해져 오는 우리들의 가슴은
아직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일지 모릅니다.

잎이 지는 저녁입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서 더욱 빛나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도종환



profile

[레벨:7]폐마예인

September 19, 2008
*.156.222.109

그 생각과
마음이 멈춘 자리
그곳이 있어야 할 자리임을..

평화와
있는 그대로 완전한
지금 여기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 [1] [레벨:7]폐마예인 2017-03-26 16250
108 처서.. [2] [레벨:7]폐마예인 2014-08-23 15986
107 기도...()... [레벨:7]폐마예인 2014-07-27 16776
106 오!~마니푸라 !!^^* [5] [레벨:7]폐마예인 2013-11-15 16421
105 늙은 호박의 사랑!~ [7] [레벨:7]폐마예인 2013-10-28 16701
104 순간에 살다. [3] [레벨:7]폐마예인 2013-10-17 15853
103 사막에서.. [1] [레벨:7]폐마예인 2013-10-03 15640
102 느낌!..마음과 몸의 언어~ [레벨:7]폐마예인 2013-09-19 15310
101 나무와 만나다~^^ [레벨:7]폐마예인 2013-09-19 15246
100 미움에 대한 명상.. [레벨:7]폐마예인 2013-09-14 15431
99 나를 잊게 하소서..().. [2] [레벨:7]폐마예인 2013-06-29 15649
98 5월의 편지... [레벨:7]폐마예인 2013-05-20 15718
97 조건없음의 향기.. [2] [레벨:7]폐마예인 2013-05-19 17188
96 하나와 둘이 아닌 분리.. [레벨:7]폐마예인 2012-12-20 16287
95 12월1일 겨울의 문턱에서 마음을 만나다. [2] [레벨:7]폐마예인 2012-12-01 22187
94 좋아하는 마음 그리고 싫어하는 마음.. [5] [레벨:7]폐마예인 2012-09-25 19810
93 절박함 혹은 절실함! [6] [레벨:7]폐마예인 2012-09-21 20148
92 존재하라! [8] [레벨:7]폐마예인 2012-09-02 17960
91 체험과 일상의 변화. [7] [레벨:7]폐마예인 2012-09-01 18122
90 이사를 하고.. [5] [레벨:7]폐마예인 2012-08-31 17649